여성농업인들,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 체감 못해
주철현 의원,“여성 비중 높은 밭농업 기계화율 제고 우선”

 

여성농업인의 농작업 부담 완화를 위해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사업’이 농작업 현실과 괴리돼 있어 사업 실효성을 높일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여수시갑)은 농촌진흥청이 최근 5년간 80억 원을 들여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정작 여성농업인들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국내 농작업 현실에도 부합하지 않아 사업 필요성을 재검토하고 실효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사업’은 2015년 3월, 박근혜정부가 여성농업인이 사용하기 편리한 농기계 보급 확대를 주문하면서 시작된 사업으로 최근 5년간 80여억 원을 들여 총 5,110대를 보급해 왔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여성농업인의 영농활동 실태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정작 여성농업인이 여성친화형 농기계 사용에서 느끼는 만족도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청년 여성농업인들은 현재까지 개발된 여성친화형 농기계들 상당수가 기존의 일반 농기계를 단순히 축소한 것으로 마력수가 떨어짐에 따라 오히려 일반 농기계 사용법 교육을 확대 실시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중년 여성농업인들은 농약이나 비료 살포, 논·밭갈이 등에 쓰이는 농기계는 남성이 기계의 주요 사용자이고, 여성들은 기계화가 더딘 수확이나 출하 준비 등의 농작업에 주로 투입되다 보니 별도의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실제 여성친화형 농기계의 임대 실적을 표본 조사한 결과,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임대한 농업인 1,655명 중에서 남성이 84.4%(1,405명)를 차지하고, 여성은 15.6%(260명)에 불과해 남성이 여성보다 5.4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일반 농기계를 임대한 여성 농업인의 비율이 15.4%인 것과 비교하면, 여성친화형 농기계가 여성농업인의 농기계 사용률을 높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주철현 의원은“여성농업인을 위한 농기계 개발은 단순히 농기계의 크기를 축소하는 방향이 아니라, 여성농업인이 주로‘밭작물 농업’에 투입된다는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이어“주로 남성들이 작업하는 논농업의 기계화율은 2020년 기준 98.6%에 달하지만, 밭농업 기계화율은 61.9%에 불과하다”며“실효성이 떨어지는 여성친화형 농기계 사업에 연간 수십억 원을 투입하는 것보다, 밭농업 기계화율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여성들에 대한 기존 농기계 사용법 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여성농업인의 일손 부담을 덜어주는 지름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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