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전통주와 전통음식을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잔치가 열렸다.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서는 지난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2008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 축제가 열려 200여 가지가 넘는 전통주와 전통음식이 전시됐다.

‘오천년 한국의 맛과 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들의 가장 눈길 끈 것은 농촌진흥청이 마련한 전통주 전시. 농진청은 선조들이 집에서 직접 빚어 마시던 가양주 60종과 농업인, 명인, 문화재주 130종 등 모두 190종의 전통주를 전시했다.

특히 농진청은 우리 전통주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전시관과 함께 집에서 만들어 볼 수 있는 전통 가양주 제조 시연 현장에서 펼쳐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우리 전통주의 과거, 현재, 미래 전시관’은 옛날 조상들부터 시작해 현재, 미래에 이르기까지의 술 빚는 데 사용된 다양한 양조원료, 누룩, 효모 등의 발효제, 발효항아리, 소주를 내리는 데 사용된 소주고리 등의 양조기구, 술 빚는 방법이 기록된 고문헌 등이 전시했다. 특히 미래관에는 향후 제품으로 나오게 될 수 있는 분말, 젤리 형태의 술과 파우치에 담긴 술, 그리고 술에서 추출한 성분이나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만든 입욕제, 세안제 등을 전시해 술의 진화 과정을 보여줬다.

또 한국전통주진흥협회와 공동으로 ‘집에서 만들어 보고 싶은 전통 가양주’ 코너를 진행하면서 누룩을 이용한 전통 가양주 제조법, 소주고리를 이용한 소주 내리기 등을 시연해 전통주 제조과정을 알렸다.

농진청은 도시민들의 입맛에 맞게 연구개발한 옻술, 쌀와인 등 주류 시제품을 축제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우리 전통주에 한층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얻었다.
관람객인 박선혜(서울 서초구)씨는 “이번 전통주 행사를 통해 현장에서 전통주의 제조과정을 눈으로 보고, 맛을 봐 재밌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온 엘레나(연세대 어학당)씨는 “우크라이나 술이 70도 이상인 반면에 한국의 전통주는 40도 가량으로 도수가 낮아 맛이 좋고 종류가 다양해 즐겨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인터뷰-김 태 영 농촌진흥청 농산물가공이용 과장

“우리 전통주의 참 맛 알릴 것”

김태영 과장은 먼저 “이번 행사는 최근 전통주 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통주와 소비자와의 만남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볼 수 있도록 접근했다.”고 말했다.

“남은 잔밥을 갖고 소주를 만들고, 과일과 쌀 등을 활용한 퓨전주류인 과일포도주, 오미자주를 내릴 수 있다”는 김 과장은 “앞으로는 탁주는 4일, 약주는 일주일이면 술이 되는 등 술도 라면과 같이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주류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 김 과장은 “일본읜 경우 쌀 누룩 하나로 술을 만들어내지만 우리나라는 국화 등 다양한 허브류를 이용해 술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만의 다양하고 미묘한 맛을 이용해 현대인들의 식문화에 맞는 술을 만들어 낸다면 세계 어디를 내놔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병도 현대적인 감각에 만들어 소비자들이 어떤 술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커버 할 수 있는 술을 만들어 낼 것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과장은 “술은 그 나라의 음식과 문화에 맞게 술이 발달했다”면서 “우리나라도 소비자들이 우리 전통주도 찾아주면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고, 보다 좋은 술이 개발 될 수 있으니 우리 농산물로 만든 우리의 옛 맛을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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