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막혔어도, 숨쉬면 서둘지 마세요

  
 
  
 
송 형 곤 교수(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대지가 잉태했던 온갖 생명들을 싹 튀 우며 본격 농번기에 들어섰다. 일기는 예측 불허할 정도로 급속 고온을 유지하는 등 기상이변 또한 잦다. 이럴수록 농가에 각종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그러나 뜻밖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경우, ‘올바른 응급처치 요령’을 알아두면 화를 면할 수도 있다. 항상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바른 습관을 유지해 건강을 지켜야 한다. 지난 호에 이어 송형곤(宋炯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큰 음식덩어리나 이물질 등이 목에 걸렸다
큰 음식덩어리나 이물질 등이 목에 걸렸을 경우, 숨만 제대로 쉬고 있다면 급히 서두를 필요 없이 응급실로 가면 된다. 호흡이 이상하거나 입술이 파래지는 경우, 까마귀 울음소리 같은 숨소리가 들리거나 얼굴표정에 불안한 기색 등이 보이면 기도가 일부 막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스스로 기침을 하여 뱉어내려 할 때 이를 방해하거나 손가락 등을 넣어 무리하게 빼내려 하면 안 된다. 당황하여 놀라게 하면 상황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119로 전화하여 도움을 청하던지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으면 빨리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동전이나 단추 같은 이물질을 삼켰다
동전이나 단추 같은 이물질을 삼켰을 경우, 숨만 제대로 쉬고 있으면 놀랄 필요 없이 응급실로 가면 된다. 일부 식도로 넘어간 이물이 호흡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위 ‘큰 음식덩어리나 이물질 등이 목에 걸렸을 때’처럼 행동하면 된다.

갑자기 의식을 잃었을 때
갑자기 의식을 잃었을 경우, 원인에 관계없이 호흡에 지장이 없도록 고개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해 주고 입안에 있는 이물질(침, 토물, 틀니, 피 등)을 제거해 준다. 조이는 옷과 벨트 등을 느슨하게 하여 주고, 토물이 폐로 넘어가지 않도록 머리를 약간 낮추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의식이 없을 때 우황청심환 같은 약이나 물을 입에 넣어 주는 것은 기도를 막거나 폐로 넘어가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119구급대에 도움을 청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신속히 옮기되 상기한 간단한 처치는 환자가 발생한 현장과 이송 중에 꼭 명심해야 한다.

벌레에 물렸다
여름 휴가지에서 모기 등의 곤충 또한 여간 귀찮은 존재가 아니다. 특히 여름 모기는 특히 일본 뇌염의 매개체여서 신경이 쓰인다. 일본뇌염은 일본과 한국, 중국, 대만 등 동남아지역이 주된 발병지역으로서 발생시기는 7월 하순에서 10월 하순까지며, 특히 8월과 9월에 집중된다. 그러므로 이 계절에는 어떻게든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좋다.

일본 뇌염을 옮기는 모기는 섭씨 27-30도인 때 논이나 습지에서 자란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뇌염모기에 물린 사람 2천명 중 1명 정도가 발병한다고 하므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고령자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두통과 발열로 시작하며 때로는 메스껍기도 하다. 특수한 치료법이 없고 단지 대증요법에 의존해야 한다.

밤에 잘 때는 민박보다는 모기장 달린 텐트 안이 한결 낫다. 야외생활용 텐트형 모기장도 시판되는 것이 있다. 안에 들어가 자기 전에 전등으로 벽체를 비추며 모기를 잡으면 쾌적한 밤을 보낼 수 있다.
산행 중에는 역시 긴 상하의가 모기를 막는 일차적 방책이다. 그외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를 퇴치한다는 초음파 모기 퇴치기, 바르는 모기약 등을 병용한다. 요즘에는 손목에 걸고 다니는 모기 퇴치 용품도 나왔다.

벌에 쏘였다
일반적으로 벌은 사람이 직접 해치거나 가까이 가지 않으면 먼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벌에 잘 쐬는 부위는 팔다리, 목, 배, 얼굴이다, 독침이 살갗에 꽂히면 독성물질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 온몸에 퍼지게 된다. 일단 벌에 쐬었을 때는 깨끗한 손으로 곧 벌침을 빼주고 쐰 피부는 절대로 문지르지 말아야 한다. 이때 얼음물에 적신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이 가신다.
밝은 색의 옷이나 헤어스프레이, 향수 등은 곤충을 유인할 수 있으므로 피하고 먹다 남은 음식도 꼭 덮어놓아야 한다. 한편 곤충에 쏘였을 때는 얼음 등으로 물린 부위를 찜질하고 암모니아수 등을 바르면 별 문제는 없다. 보통 대용으로 우유를 바르는 것도 좋다. 전신적인 쇼크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때는 병원에 입원,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사병·열사병에 걸렸을 때
일사병은 고온에 오래 노출돼 땀을 많이 흘려 몸의 수분과 염분이 모자라게 되면서 생긴다. 두통, 메슥거림, 구토, 쇠약감, 식욕부진. 근육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소금성분이 함유된 물이나 음료수를 먹이는 게 좋다.
열사병은 일사병과 비슷하지만 인체의 체온조절 중추가 마비된 경우를 말하며 사망률이 70% 이상되는 무서운 병이다.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긴 후 얼음찜질 등으로 30분내에 체온을 섭씨 38~39도 이내로 떨어뜨려야 한다.
고열 장애 예방에는 사전에 충분한 영양, 수분섭취가 중요하므로 맹물보다는 쥬스, 스포츠음료 등의 염분함유 음료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햇볕에 나갈 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는 가급적 피하고 노출시간은 처음 10-15분 정도로 하고 차츰 늘려가는게 좋다.

수영 중 쥐가 났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물속으로 엎드린 채 쥐가 난 부분을 주물러야 한다. 마사지가 회복을 빠르게 하는 건 사실이지만 고통이 심하다. 쥐는 조화를 이루며 움직여야 하는 여러 근육들이 뒤엉킨 상태이다. 다리를 살짝 굽힌 상태로 편하게 해주면 대개 5-10분후 풀린다.
장딴지에 쥐가 났을 때는 장딴지를 문지르면서 무릎을 펴고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세게 젖힌다. 쥐가 난 근육의 운동이 특히 많았기 때문이므로 수영법을 바꿔 보기도 하며 찬물에 오래 들어가 있어 혈액순환이 나빠졌을 수도 있으므로 어느 정도 근육이 풀렸으면 물에서 나와 몸을 따뜻하게 한다.

귀·눈의 이상
귀에 물이 들어가서 라기 보다는 물을 빼내기 위해 귀를 후비다가 상처 난 부위에 세균이 감염돼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물이 들어갔을 때는 그쪽 귀를 아래로 하고 누우면 물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된다. 그래도 물이 안 나오면 성냥개비나 손가락으로 후비지 말고 면봉으로 가볍게 닦아 내고 자연히 마르도록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그래도 멍하고 소리가 안 들리는 경우 는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응급 시에는 약국을 방문해 항생제 등을 복용해야 한다.

수영한 뒤 소독된 면봉으로 귀의 물을 닦아 주도록 한다. 세균에 의한 급성화농성 중이염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만성 중이염을 앓아오던 환자들은 휴가철 기간에 재발이나 악화가 되지 않았는지 반드시 점검해 보아야 한다.

또한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티가 들어있는 것처럼 까칠거리며 가려움증이 있으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안약이나 얼음찜질을 한다. 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영을 마친 뒤 깨끗한 물이나 식염수 등으로 눈을 씻어낸다.

구토가 날 때
구토는 단순히 기름기가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과음 등으로 위가 자극을 받았을 때도 나타날 수 있다. 또 여성에서는 임신초기 입덧 증세의 하나로 구토를 느낄 수 있다. 또 위 내벽의 만성염증이나 궤양이 발생했을 때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평소 건강하던 사람에게서 갑자기 식욕부진 및 피로감과 함께 구토 증세가 나타난다면 급성간염인 경우가 많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호흡이 곤란할 경우
성인에게 갑작스럽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호흡기 근육의 약화 및 근육의 기능장애, 빈혈, 갑상선 질환이 주요 원인이며 간혹 우울증이나 불안 증후군 같은 증세도 호흡곤란을 유발시킬 수 있다.

호흡곤란이 일어나면 산소결핍증도 동반하기 쉬우므로 응급처치로 안면 카스크나 튜브를 통한 산소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빨리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 한다.

어린이에게 설사가 날 때
갑작스럽게 설사가 심하게 날 때는 설사를 치료하는 것보다 탈수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보통 체중의 5%내 탈수는 경증, 5~10%는 중등도, 10~15%일 때 중증 설사라고 한다.
설사가 있을 때에는 식중독 등 감염성 질환인 경우도 있으므로 지사제나 항생제를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안 된다.

경증설사인 경우에는 4시간정도 젖이나 음식을 먹이지 말고, 경구용 포도당 용액을 주거나 사과쥬스, 설탕을 탄 식염용액을 먹이면 되고 스포츠 음료도 사용가능하다.
중등도인 경우에는 6시간 정도 금식시키고 포도당 전해질 용액을 먹이면 좋은데 구토가 심하다면 수액주사를 맞혀야 한다.

중증 설사로 판단되면 즉시 병원으로 옮겨 입원시켜 수액주사로 수분과 전해질 이상을 교정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머리를 다쳤을 때
계단이나 의자에서 떨어지거나 둔기에 머리를 맞았을 경우, 외상이 없고 의식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다. 보통 외상후 24~48시간 이내에 현기증, 메쓰꺼움, 구토, 두통이 있을 수 있으나 별 증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 증세가 차츰 심해지면 자세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외상 후 혈압이 상승되거나 맥박이 느려지고 이상호흡이 나타나면 뇌압상승 가능성이 있고, 구토와 의식변화 및 신경증상이 있으면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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