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혼자 힘으로 일군 알부자 ‘흥인농장’

 

“직장 퇴직 후 인생2막 설계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았죠. 주변 지인들은 어떻게 살아가나 발품 팔다 떡하니 산란계농장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전문 지식이 부족했던 터라 3만 5천수 규모로 아담하게 시작했죠.”

충남 천안시에 소재한 흥인농장(대표 함선호)은 규모는 작지만 여성의 힘으로 산란계농장을 운영하면서도 짭짤한 소득을 올리는 알부자로 지역에서 유명세가 대단하다. 

지금이야 남부러울 것 없이 자신감이 넘치지만 흥인농장의 현재는 숱한 우여곡절을 슬기롭게 극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산란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의욕만 갖고 농장을 시작했기에 고충의 연속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버티고 이겨냈다.  

무엇보다 남편과 농장을 함께 운영하다 보니 여성이라는 이유로 해야 할 일을 떠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상하게도 남편에게 일을 맡기는 날이 많아질수록 산란율이 떨어졌다.

질병이 발생하지도 않았는데도 산란율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함 대표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절박함에 직접 농장 운영에 나섰다. 무엇보다 왜 이럴까? 원인을 찾는데 집중하면서 남편을 농장에서 내보내고 농장 일을 도맡았다. 

특히 24시간 농장에서 닭들과 함께 했다. 하루 종일 닭들을 관찰하고 보니 닭들이 매우 민감해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많았고 그럴수록 산란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게 됐다. 

함 대표는 그길로 닭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사육될 수 있도록 세심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전에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고 최상의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농장주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것들이 산란율과 관계가 깊다는 것을 알게 됐죠. 과거에는 내가 편하게 닭을 키우는 것이 중요했지만 현재는 농장주는 불편해도 닭들은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사육환경을 개선하는데 집중하면서 농장의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닭들의 사육환경이 개선되면서 흥인농장은 통장에 잔고가 쌓여가는 기쁨을 만끽하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함 대표는 방역의식이 약해지는 3~4월이 되레 방역의식을 더욱 확고히 다져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흥인농장은 이 기간에 저병원성 AI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발생했다. 저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은 곧장 산란율이 10~20% 떨어지고 계란에 윤기가 사라진다. 산란율이 20% 가량 떨어지는 농장은 막대한 손실로 이어져 농가들은 버틸 재간이 없다. 

두 차례 저병원성 AI가 발생해 위기에 봉착한 함 대표는 언론보도를 통해 소개된 성진팜에서 개발한 수소미네랄 살균수를 접하게 됐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담 받고 곧장 급이를 시작했다. 

“정확하게 1주일 뒤부터 닭들이 활기를 되찾았고 계란이 빛깔이 회복됐습니다. 무엇보다 한달만에 떨어진 산란율이 회복되는 놀라운 성과를 냈죠. 시중에 판매하는 동물약품으로는 불가능한 결과가 나온 것이죠.”

함 대표는 이런 사실을 인근 농장이나 산란계 모임에서 얘기를 하면 도무지 믿지를 않고 헛소리쯤으로 치부 받고 있다고. 다들 닭을 잘 키우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여성 농장주가 하는 말이라 무시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안타까운 마음만 앞선다. 관행적인 사육을 고집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농가들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지만 그저 지켜보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아직도 영농현장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아 속상하지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산란계농장은 규모화도 필요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실속이 넘치는 농장으로 꾸려 나가는게 목표입니다. 누군가 저와 같은 길을 걷겠다며 찾아온다면 기꺼이 노하우를 전해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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