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상승 막기 위해 식욕 억제 호르몬 분비
고령·고혈압·당뇨병 등 기저질환 있다면 더욱 신경써야

 

9월이 다가오는데 여전히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다. 7월 말부터 한 달 이상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입맛이 떨어져 식사를 잘하지 못해 기운이 없다는 사람이 많다. 이런 증상은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니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에 따르면, 우리 몸은 36~37℃의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체온 유지에 필요한 기초대사량이 적다.

따라서 체온 유지를 위한 에너지원을 섭취할 이유가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식사량 등이 줄어든다. 또한 더위 탓에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한 잉여 에너지는 식욕을 저하시킨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음식 섭취할 경우 열이 많이 발생한다. 이때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분비되고 입맛을 떨어뜨린다. 

또한 폭염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위장 운동 기능이 약해지고 소화 효소 분비가 저하되는 영향도 있다.

실내외 온도차 등으로 자율신경 균형이 무너지면 외부환경 적응을 위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그러나 소화에 관여하는 부교감 신경은 저하되고 위나 장의 기능이 떨어져 소화가 나빠지고 음식 생각이 줄게 된다.

음식에 대한 욕구가 떨어진 상태인 식욕부진은 평소에 섭취하던 양보다 줄거나 전혀 먹지 못하는 증상을 의미한다.

단순히 여름철 무더운 환경 탓에 생긴 경우는 시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하지만 식욕부진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체중이 5% 이상 감소된 경우 ▲우울증, 기침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등에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동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 김윤미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더위로 입맛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몸은 필수 영양소를 섭취해 줘야 하며 특히 고령이거나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며 “덥다고 너무 차갑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게 되면 복통, 설사 등으로 이어지므로 충분한 수분과 함께 다양한 제철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김 과장은 “여름철 식욕부진은 외부의 뜨거운 환경에 대한 자연스러운 몸의 적응 과정임을 인지하고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한다. 에어컨이 강한 공간에서는 얇은 긴소매 등을 활용하거나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물을 충분히 마시도록 한다”면서 “평소에 먹던 음식량을 다 먹기 힘들 때는 조금씩 자주 먹는 등 천천히 기존 양으로 늘리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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