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소아과를 선물하세요’ 캠페인 벌여

‘고향사랑기부제’활용, 진료 공백 해결 나서

“때론 아이가 아픈 것보다 병원 가는 일이 더 걱정이에요. 곡성이 좋아서 왔지만 아이들이 아플 때만큼은 부모로서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2년 전 곡성군 석곡면으로 귀농해 축산 일을 하고 있는 김 씨.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아프면 온 집안이 비상이다. 김 씨가 사는 곡성군에 소아과가 없기 때문이다.

곡성에서는 연간 40여 명의 아이가 태어난다. 수익성만을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곡성에 민간 소아과 병원이 생겨날 거란 기대를 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이들의 건강을 수익성만 놓고 계산기 두드리듯 처리할 일은 아니다. 현재 곡성군에는 엄연히 약 1,800명의 아이들(0세~15세)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들에게는 소아과가 절실하다.

곡성군은 지난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해 소아과 문제를 해결하는‘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라는 지정기부 사업을 구상하고 올 1월부터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목표 모금액은 8,000만 원. 곡성군 고향사랑기부 1인당 평균 기부액이 18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445명 이상의 참여가 필요하다.

기부금을 활용해 ▲소아과 전문의가 1주일에 2회 곡성군에 방문해 진료하는 데에 필요한 경비 ▲소아과 진료실를 만들고 진료 장비를 구입하는 비용 ▲주민들의 소아과 진료비 등 농촌 소아과 진료 체계 개선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모금 캠페인을 시작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소아과 전문의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도시의 소아과 전문병원을 찾아가 취지를 설명해도 좀처럼 나서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러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첨단메디케어의원 소아청소년과에서 농촌 소아과 진료 공백 문제에 공감하고 방문 진료를 약속했다. 아동복지전문 NGO인 어린이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도 함께 돕기로 했다.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려면 곡성군에 고향사랑기부를 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기부 답례품으로 반드시‘소아과 지정기부자용’이라고 써있는 답례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 ’캠페인은 곡성군 온라인 쇼핑몰인 곡성몰의‘ 맞춤후원란’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현행 제도상 고향사랑기부금은 자신의 주소지에 기부를 할 수 없다.

따라서 곡성군이 주소지가 아닌 경우‘고향사랑e음’을 통해 캠페인에 참여하면 되며, 곡성군에 주소지를 둔 곡성군 주민의 경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후원함으로써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곡성군 관계자는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아이들이 진료받을 권리마저 결정되는 세상이라면 너무 불공평한 세상이다. 고향사랑기부를 통해 많은 분들의 뜻을 담아 우리 아이들의 당연한 권리를 되찾아주고 싶다” 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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