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 구기자 한과, 청양구기자로 소비자 입 맛 홀려

  
 
  
 
노나라의 한 관리가 민정을 살피고 조정으로 돌아가는 길, 서하지방을 지날 때 쯤 나이가 열대여섯 나 보이는 소녀가 80~90살쯤으로 보이는 늙은이를 때리는 것을 보고 이상해 그 여자에게 이 늙은이가 누군가고 물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이 사람은 나의 증손자인데 때리는 것이 무엇이 이상한가· 좋은 약이 있는데 먹지 않아 이같이 늙어서 걸음도 잘 걷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벌을 주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나이 얼마인가고 물으니 그 여자는 “내 나이 372살”이라고 했다. 그래서 또 그 약이 무엇이며, 몇 가지나 되는지 알려달라고 하니 그 여자의 말이 “약재는 다름 아닌 구기자다. 약은 단 한가지이고 이름은 5가지인 구기자는 봄의 잎을 천정초(天精草), 여름의 꽃을 장생화(長生花),가을의 열매를 구기자(枸杞子), 겨울의 뿌리를 지골피(地骨皮)라 한다. 이를 200일을 먹으면 신체는 건강해지고, 365일을 먹으면 어린아이와 같이 젊어진다”고 했다”고 한다. 구기자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다.

구기자의 전국 70%, 400톤을 생산하고 있는 충남 청양은 기후와 토양이 구기자 재배에 가장 적합해 전국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이런 청양 구기자를 응용해 수익을 올리는 부녀자들이 있어 화제다. 바로 ‘칠갑산 구기자 한과’(대표 민명옥) 사람들이다.


‘8인의 생활개선회원’ 뭉치다
칠갑산 구기자 한과는 1994년 청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 생활개선회원들을 위한 일감갖기 사업과 800만원의 지원금, 8명의 생활개선회원들이 뭉쳐 탄생했다. 마을창고 한 쪽을 수리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한 분쇄기, 반죽기 몇 대를 갖춰 소일거리로 시작한 한과 만들기가 지금은 연간 8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남부럽지 않은 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전국 최초로 여성농업인 영농법인을 설립하고 맛 좋은 한과 생산을 위해 계속된 실험과 시식회, 시장조사를 펼친 결과였다. 여성농업인들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민명옥 대표는 “처음에는 8명의 생활개선회원들이 뭉쳐서 시작했어요. 그러다 탈퇴도 하고,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지금은 저를 포함해 이성우(74), 박춘자(55), 박복수(48) 이렇게 4명이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30명의 부녀자들이 근무하고 있어요.”

4명 모두가 사장이고, 모두가 직원이다. 형식상 대표와 이사는 있으나 서로 역할만 달리할 뿐 모두가 대표다. 또 바쁜 농사철에는 한과 생산 활동을 중단하고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 농사일에 종사하는 원칙도 14년째 지키고 있다. 농번기가 끝나면 다시 한과를 만들기 시작한다.

“현재 구기자한과를 만들고 있는 직원들 대부분 50~60대 여성농업인들이에요. 농사도 짓고, 농한기에는 짭짤한 농외소득까지 올리고 있죠. 전부다 동네사람들이라 지금까지 인력난이나 노사문제 같은 문제가 없어요. 이 같은 구조가 칠갑산 구기자 한과의 또 하나의 힘 이에요.”

칠갑산 구기자 한과는 1997년 4월에 2억 2천만 원을 투입해 대지 620여 평에 건평 100평의 최신식 제2공장을 신축했고 최신기계와 시설 현대화된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 생산량도 계속 증가해 1998년에는 24톤 생산에 3억 7천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00년부터는 연간 50톤에 가까운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구기자한과로 청양군 농업도 활기
칠갑산 구기자 한과는 청양군에서 생산되는 쌀, 찹쌀 참깨를 전량 주재료로 사용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한과도 만들고, 지역 농업의 수익에도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칠갑산 구기자 한과에서 소비하는 구기자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3천만원 정도로 지역 특산물의 소비촉진은 물론이고 청양구기자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는 등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쌀 4천만원, 찹쌀 6천만 원 등 연간 약 1억원 정도의 각종 농산물을 소비하고 있다.

특히 추석, 설 등 한과 성수기에는 인근마을에 있는 주부 80여 명이 2개월간 작업에 동참해 농외소득 증대에도 큰 몫을 차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칠갑산 구기자 한과가 지역 농업인분들의 도움으로 이 만큼 성장했기 때문에 지역민과 함께 발전하는 한과공장이 되도록 할꺼에요.” 민명옥 대표의 똑 부러진 한 마디다.

칠갑산 구기자 한과의 멋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는 만큼 그 맛도 일품이다. 전통기법을 이어나가기 위해 한과 고유의 제조과정의 10단계 과정을 직접 손으로 다 한다. 이런 노력은 소비자들이 먼저 안다.

최근 들어 구기자가 항암·간기능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웰빙식품으로 알려지자 칠갑산 구기자 한과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구기자 특유의 영양은 물론이고 맛과 향이 뛰어나 남녀노소 불문하고 영양 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도 차례상의 제수용품으로 애용되면서 추석과 설 명절에는 전국에서 주문이 폭주해 품절사태를 빚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칠갑산 구기자 한과는 소포장을 비롯해 종합선물세트, 바구니세트 등 10종의 제품을 생산해 홈페이지와 우편주문 등을 통해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민명옥 대표는 “많이 만들어 내기 보다는 전통의 맛을 유지하면서 질을 향상시켜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데 최선을 다 할 거에요. 또 지역발전과 지역농업인들에게 보탬이 되는 회사를 만들꺼에요.”라면서 야무진 두 손을 꼭 쥐었다.


맛있는 한과 만드는 법
①찹쌀 1가마에 2배 정도의 물을 부은 뒤 1주일에서 보름 정도 자연발효시킨다.
②막걸리가 발효된 듯 거품이 보글보글 생기고 쌀의 크기가 두 배 정도 부풀어지면 3시간 정도 물기를 뺀뒤 방아를 찧는다.
③축축한 상태의 쌀가루에 구기자 가루를 섞고, 찜통에 10분 정도 쪄 죽같이 되면 7∼8시간 정도 식힌다.
④엿처럼 굳은 떡을 떡가래처럼 빼 적당한(가로 0.7㎝, 세로 2㎝) 크기로 썰어 25시간 동안 말리면 한과의 재료인 반대기가 만들어진다.
⑤반대기를 섭씨 120도 정도의 기름에 넣고 2∼3분 정도 휘휘 저으면 건빵 비슷한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다.
⑥ 다시 섭씨 150도 정도의 기름 속에 쏟아 부으면 순식간에 어른 손가락 2배 굵기의 통통한 찐 반대기가 된다. ⑦ 모양이 예쁜 것만 골라 조청에 굴린다음 깨나 튀밥으로 옷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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