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로 왼쪽손과 팔의 사용이 불편한“최××(37세)”군과 작고 왜소한 체구에 한쪽눈이 실명된 장애인인“김××(32세)”군을 장가들이기 위해 인솔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간 국제결혼을 통해 여러 쌍의 장애인을 성공시켰으나, 장애인이 현지여성들로부터 결혼을 거절당했던 경험이 있어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아침이 밝았다. 30С°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였다. 신랑들이 맞선장에 자리를 잡았다. 20여명의 현지여성들과 맞선을 보고 각자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한 후, 선택된 여성에게 장애자인 신랑과 결혼을 하겠는가를 묻는 말에“예스”라고 대답하였다. 이때 김군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예스라고 대답했나요?”라고 반문했다. “그렇습니다.”라는 통역의 대답에 안심하는 눈치다. 한국에서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단 한 사람도 만날 수 조차 없었는데, 20여명씩이나 맞선을 보고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 매우 놀란 표정이다.

김군의 배우자는 부모가 사망하고 큰언니집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자라난 21세의 시골처녀라고 했다.
최군도 맞선을 진행하여 아버지는 사망하고 시골에서 어머니와 동생 3명과 함께 가난하게 사는 참하고 예쁜 23세의 여성을 배우자로 결정했다.

결혼식날이다. 서둘러 신부화장을 마친 신부들이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정장차림의 신랑과 함께 사진촬영을 마친 후, 오후 6시가 되어 처가측 하객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캄보디아의 관습에 따라 2쌍의 결혼식을 치루고 피로연 순서로 이어졌다. 신랑신부가 하객들에게 몇 차례 술과 음식을 권하고 하객들은 신혼부부에게 축복의 덕담을 하는 것으로 피로연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신혼부부들이 신혼초야를 치렀다.

전날의 피로와 신혼의 첫 밤을 지새느라 모두 늦잠을 자고 오전을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점심식사 후, 프놈펜시 외곽을 흐르는 메콩강을 유람했다. 유람선에 오른 신혼부부는 쌍쌍이 유람선을 돌면서 마냥 즐거워하며 멋진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정다운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마지막 날이다. 왕궁관광에 이어 쌍쌍이 데이트겸 시내관광으로 하루를 보내고 저녁식사 후,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마냥 즐겁게만 보이던 신혼부부들이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지자 시무룩해 졌다. 공항이 가까워지자 신부들이 눈물을 흘리며 울먹인다. 눈물을 닦아주는 남편도 눈시울이 빨갛다. 공항에 차가 멎었는데도 쌍쌍이 포옹한 채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차에서 내린 필자는 그들의 진한 포옹이 끝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채근을 받고서야 신혼부부들이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린 후에도 몇 차례 부등켜 안고 입을 맞추며 몸부림치는 공항이별은 대단한 드라마였다.

수 많은 인파에 떠밀려 가듯 공항안으로 사라지는 신랑을 향해 안타깝게 두손을 흔들어 대던 신부들의 모습이 멀리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수 없이 뒤돌아 보고 손을 흔들며 눈시울 적시던 신랑들의 모습에서 사랑의 위대함을 읽을 수 있었다. 참으로 가슴 찡한 공항의 이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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