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에 한 과부가 밭을 갈기 위하여 홀아비에게 소를 빌려 달라고 부탁을 하러 여종을 보냈다. 그런데 홀아비가 여종을 희롱하며 말했다.
“만일 네가 나하고 하룻밤만 안을 수 있다면 내 틀림없이 소를 빌려 주고말고… .”
그러자 여종이 웃으면서 돌아와 그 사연을 예기하자 과부가, “그럼 가서 하룻밤만 안겼다 오너라.” 했다.
그 날 밤 홀아비와 여종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 때 소주인 홀아비가 수작을 부린다.
“내가 너와 일을 시작하여 끝마칠 때까지 ‘아웅아웅’ 두 단어만 가지고 차례차례 와우기만 하고, 그 사이에 다른 소리가 나오면 내가 소를 절대로 빌려 주지 않으리라, 알았느냐? 네가 틀림없이 내 시키는 대로 하겠느냐?”
하였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하고 곧 일을 시작하였더니 처음엔 여종이 제대로 그 말을 하였으나 그것이 들어올 때는 어웅이라고 하고 그것이 빠져나갈 때는 아웅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도수가 점차로 격렬해지자 여종은 어찌 좋은지 처 전후 분별을 잊고 거듭하여 ‘아웅아웅’으로만 뻗대고는 절정에 도달하매 여종은 드디어 ‘어흐흑 할 뿐이었다. 끝내 ‘어흐흑’으로 일을 마치니 소 주인 홀아비가,
“네가 처음 약속한 대로 ‘아웅아웅’으로만 통하다가 끝내 ‘어흐흑’으로 끝마쳤으니 내 어찌 위약한 사람에게 소를 빌려 줄 수 있으리오.”
과부가 이 소리를 듣고 여종을 꾸짖어,
“그 두 가지 단어가 그리 하기 어렵단 말이냐? 약속을 어겨 소를 얻지 못했으니 이제 우리 생계를 무엇으로 한단 말이냐”?
과부는 홀아비 소 주인과 굳게 약속하고 가서 시험삼아 일을 시작하였다.
처음엔 과부가 정을 참고 명심하여 다못 ‘아웅아웅’이 계속되는 동안 견딜 수 없었던지, 과부 또한 거듭하여‘아웅아웅’ 하고 흥얼거리더니, 끝에 가서 ‘어흐흐’ 하고 끝을 마쳤다. 이에 소 주인 홀아비는 다시,
“그대 또한 약속을 어겼소이다. 내 어찌 함부로 소를 빌려 주리오.”
과부는 입만 벌리고 있었다.
“약속은 지켜야지 약속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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