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처음에는 왕실의 계보(系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른바 왕대실록(王代實錄)이니, 선원록(璿源錄)이니 하여 왕실의 계통을 기록한 것이 최초의 족보일 것이다. 족보는, 한 종족의 혈연관계를 부계(父系)를 중심으로 기록한 계보(系譜)와 문벌기록(門閥記錄)등 선조들의 가장(家狀), 행적(行蹟), 묘비명(墓碑銘) 등을 모아 정리하여 꾸민 씨족의 역사책이기도하며, 조상을 숭배하고, 가계를 계승하는 동족결합의 사실적인 기록이기에 이를 통하여 한 계통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동양에서뿐만이 아니라 서양에서도 족보가 발달한 나라가 많이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을 꼽을 수 있으며, 동양에 있어서는 중국의 한(漢)나라시대부터 족보가 만들어지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문헌에 의하면 후한(後漢)이후 지방에서 집안 대대로 관족이 생겨남에 따라 가풍을 중요시하는 사상이 높아져 이때부터 계보학이 발달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족보를 만들게 된 것은 중국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고구려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존하는 최고(最高)의 족보로는 문화 류씨(文化柳氏)의 족보라고 알려져 있고, 현재까지 전하여 내려온 족보 가운데 문헌적으로 오래된 것으로서 신뢰할만한 것은 안동 권씨(安東權氏)의 족보라고 한다.

한 성씨의 족보는 동족간(同族間)의 손위나 손아래 또는 대수(代數)를 나타내기 위해 돌림자를 사용하는데, 이렇게 사용되는 돌림자를 항렬(行列)이라 하며, 족보에는 선조와 후손의 구분을 위해 이름에 항렬자를 사용하고 있다.

항렬자(行列字)는 한 조상을 갖는 혈족이 관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각파에서 각기 정한 대동항렬자(大同行列子)를 사용하여 세대를 쉽게 구분한다. 가장 널리 사용하는 항렬자의 기준은 오행상생(五行相生)법에 따라 木, 火, 土, 金, 水로 이름중간과 끝을 세대 간에 번갈아 사용하며, 음양설(陰陽說)에 따른 우주만물의 상생(相生), 상극(相剋)의 작용에 의하여 생성된다는 학설로, 오행설의 이치에 따라 서로 생하고 화합하여 자손의 창성(昌盛)과 부귀영화를 뜻하는 문자를 사용한다. 한자의 목,화,토,금,수의 변(邊)을 사용하여 순서에 따라 쓰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태어나면 불변하는 것이 사주(四柱)와 성씨(姓氏)이다. 성명학은 선천운인 사주와 성(姓)을 바탕으로 사주를 비보(裨補)하여 작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같은 대수(代數)의 형제들 간에 우애(友愛)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족보의 돌림자를 고집하여 작명을 한다면 좋은 이름을 지을 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다. 똑같은 부모와 환경에서 성장한 형제자매가 판이(判異)하게 다른 성격을 가진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항렬자를 사용한 경우가 많이 있다.

성명학은 선천운인 사주(四柱)를 바탕으로, 사주에 관(官)운과 재(財)운이 부족하면 부르는 이름에 필히 관운과 재운을 사용하여 작명하는 것이 좋으나, 사주의 운기(運氣)에 돌림자를 사용하여 작명을 한다면 좋은 이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한 형제자매라도 타고난 선천운인 사주가 다르기 때문이다. 항렬자에 연연하여 작명을 하기 보다는 내 사주와 맞는 이름이 가장 좋으며, 항렬자의 이름이 필요할 때에는 족보의 이름과, 호적에 올릴 관명(官名)을 따로 지어 부르면 좋을 것이다. (문의. 053-791-3166 이재박 예지작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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