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농업계가 한 목소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외치며 협상중단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영덕, 열린우리당 김재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 국회의원 33명과 한미FTA 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업인단체 대표 41명은 8차 협상 첫날인 8일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협상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한미FTA 협상 타결에 급급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중단하고 과학적 검역기준에 따라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농업피해에 대한 대책 없이 추진하는 협상자체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견에 앞서 국회농림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권오을)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가 참석한 조찬간담회를 열었다.

농해위 소속 의원들은 간담회에서 버시바우 대사와 한미FTA 협상쟁점에 대해 설전을 벌인 끝에 ▲쌀, 뼈 있는 쇠고기 시장개방 반대 ▲민감품목 축소 반대와 양허대상 제외 ▲농산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인정 등을 주장하며 이 제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한미FTA 국회비준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오을 의원은 “국민의 절반이상은 왜 FTA를 서둘러 체결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쌀은 FTA 협상대상이 될 수 없고, 쇠고기 수입문제도 우리 입장에서는 농업인 걱정과 국민 위생건강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문성현 민주노동당대표가 8일 오후 청와대 정문 앞에서 한미FTA 협상 중단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정치권의 FTA 반대 활동이 줄을 잇고 있다.

문성현 대표는 회견에서 “미국의 짜여진 시한에 맞춰 한미FTA 협상이 막바지를 향해 폭주하고 있고 미국의 요구만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협상 중지를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신당모임도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최태욱 한림대 교수를 초청해 ‘한미FTA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여는 한편 8차 협상이 끝난 직후 다시 토론회를 열어 정책방향을 정리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채수찬, 김부겸 의원 등 19명과 한나라당 김양수, 민주당 채일병 의원은 7일에 노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국익이 우선되는 한미FTA가 되도록 노력해줄 것”을 촉구하고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 등을 요구했다.

우리당 탈당그룹인 민생정치모임도 ‘한미FTA 체결에 따른 국가주권과 공공정책권 침해 반대’ 등 5대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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