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산물 재료 한식, 최고의 건강식단

인간의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음식은 신체를 건강하게 지지하면서 건강한 정신이 깃들게 하는 원천이다. 무엇이든 과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이 시대에는 너무 많이 무절제하게 섭식하는 데서 많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은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다들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도 지나치게 과식한 후유증으로 비만, 특히 복부비만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자들은 세계의 많은 음식 중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한식이 최고의 건강식단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소중한 우리 것을 뒷전에 두고 패스트푸드 등 기름기 많은 서양식 식단에 몰입돼 입맛까지 왜곡되면서 건강을 해쳐왔다. 우리의 산과 들에서 우리 농업인의 손으로 가꾼 곡식을 재료로 해서 만든 한식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보물임을 뇌리에 각인해야 한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사찰음식의 위상과 역할’이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봉녕사 승가대학 학장인 묘엄스님은 “간편한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던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급작스럽게 건강을 유지하고자 식탁문화가 친환경 자연식단으로 변화되고 있다”면서 “전통사찰음식문화가 관심 속에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음식에 대한 기호는 포만감을 채우는 일차적인 용도였지만 최근에는 맛과 질을 추구하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질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대체의약으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우수농수산물을 재료로 한 경쟁력 있는 음식상품 발굴·보급에서 사찰음식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는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한식 세계화 2009’국제 심포지엄(Korean Cuisine to the World 2009)을 개최, 한식을 글로벌 산업화해 세계인의 음식과 문화로 발전시켜 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한식의 우수성 홍보와 함께 농업인들이 재배한 농산물의 활로를 광대하게 여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물 한 방울, 곡식 한 알 “고맙습니다”
깊은 산사에서 수행하던 스님들이 속세에 나타났다.
“한 방울의 물에도 부처님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알의 곡식에도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담겨있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바로 하여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고자 네 개의 발우에 평등함과 청결함 그리고 음식의 남김이 없는 절약의 미를 통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 공경, 예배하는 마음으로 공양(供養)을 합니다” 묘엄스님은 음식을 이렇게 대한다고 말했다.

육식과 오신채 사용 않습니다
수행자들에게 정신을 맑게 하는 선식(禪食)에는 육식과 5가지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 등 오신채(五辛采)를 사용하지 않으며 청정(淸淨), 유연(柔軟), 여법(如法) 등 음식의 3덕(德)의 원칙들이 인공조미료나 방부제가 가미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 조화롭게 어우러진 절제된 맛과 소박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청미한 향기로운 음식이 사찰음식 고유의 특징이다. 수행자들에게 음식 섭취는 육체를 보존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수행의 한 과정이다.

공양하는 마음
“이 음식에 깃든 공덕을 생각하니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공양 받습니다.”

빈 그릇 운동
여러 사회단체에서 실행하고 있는 ‘빈그릇 운동’은 사찰음식의 현대적 응용으로 음식을 먹을 만큼 덜어서 먹고 굶주림에 고통 받는 이들에게 베푸는 고귀한 사랑운동이고 깨끗이 비워서 욕심을 줄이고 경제적 손실을 더는 생활양식 변화의 운동으로 근간에 스님들의 발우공양이 스며있다.

해로운 것 없는 순수한 먹을거리
대안스님을 첫 번째 발제에서 “사찰음식은 해로운 것이 없고 가장 순수하게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라면서 “순수한 사찰음식을 맛봄으로서 행복감에 젖어든다면 사찰음식은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찰음식은 단순해서 조리과정도 쉽고 많은 재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다는 대안스님은 “자연이 주는 고마움에 대해서 명상하고 우리가 너무 많이 먹어서 병이 드는 것을 숙고하고 상실된 자아 정체성까지 회복할 수 있는 영혼을 맑게 하는 음식이다”고 말했다.
스님은 “한식의 다양성 속에서 사찰음식의 단순성이 오히려 쉽게 세계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다”고 덧붙였다.

건강증진, 다이어트
이심열 동국대학교 가정교육과 교수는 두 번째 발제에서 “정신을 맑게 하고 각종 기름진 음식으로 인한 성인병으로부터의 예방기능이 있는 사찰음식은 슬로우 푸드의 대명사”라고 말했다. “사찰음식은 식물성 식품의 다양한 배합, 조리, 가공과 두류를 통한 양질의 단백질, 식물성 지방 그리고 풍부한 섬유소 및 약용 성분을 공급할 수 있어 열량은 낮으면서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하여 다이어트에 적용이 가능하며 성인병 예방을 위한 건강식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슬로우 푸드와 같은 식생활운동을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이 사찰음식이다”고 강조했다.

산사, 공양
선재스님은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아침식사로 쑥콩떡, 연근찜, 재피잎 호두조림, 취나물무침, 돌나물 더덕 물김치 등을 공양했다. 점심식사로는 훗잎밥, 재피잎 간장, 방아잎 된장찌개, 엄나무순 김치, 가죽장떡, 고수겉절이 등을 비롯해 저녁식사로 취나물 비빔국수, 냉이만두, 들깨즙 참나물 김치, 머우 두부무침, 두릅 밀전병부침 등을 차렸다.

프랑스 음식, 엄격한 품질관리
‘한식 세계화 2009’국제 심포지엄에서 샤를 쿠앵트로(Charles Cointreau) 루 꼬르동 블루 아시아지역 부회장은 프랑스 음식은 문화적 요소를 결합하고 와인?치즈 등을 활용한 요리법을 개발해 지금의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프랑스 음식의 세계적 경쟁력을 소개했다.
프랑스는 ‘원산지품질등급표시제(AOC)’를 통해 식품을 관리하고 있고 국제 박람회를 통한 식문화 홍보, 조리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례로 한식 세계화 모색
‘음식은 오감으로 피어나는 세계의 꽃이다’로 시작한 조태권 광주요 대표는 예술?문화와 결합된 수준 높은 프랑스 음식, 경제력을 바탕으로 음식을 세계화한 미국, 자국 문화에 스스로 최고 가치를 부여한 일본 등 외국사례를 통해 한식 포지셔닝 전략 도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세계 최일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한식당 모델을 만들어야 하며 이러한 한식당은 한복과 한옥, 공예품, 술, 그릇, 음악, 예절이 집약된 우리문화의 총체적 모습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그는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과 정부가 한식 세계화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민-관 혼연일체
가토 가즈타카(Kazutaka Kato) 일본 푸드서비스협회 회장은 “일본은 일식 세계화를 정부와 일본 무역투자진흥기구(JETRO), 일본식 레스토랑 해외보급 추진기구(JRO) 등 민간기구가 공동으로 추진한다”면서 “JRO는 주요국에 현지조직을 설립해 일식당간 정보교환, 홍보, 일본 식재료의 수출촉진 활동을 전개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현지 일식상황 분석, 위생관리기술 및 조리기술 보급 등 추진 등 일식의 세계화 진출 성공전략을 설명하면서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한국도 정부와 민간이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한식의 해외진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국, 따뜻하고 정중한 문화
수라차이 찌우 짜른 싸쿤 태국 카세사르 대학교 교수는 “2002년부터 태국정부는 ‘Kitchen of the World’라는 태국음식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태국음식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식재료를 사용해 태국 식자재 수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음식의 성공요인은 고객을 따뜻하고 정중히 환대하는 태국의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그는 “음식세계화는 상품뿐만 아니라 문화적 관심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순진 NBG회장은 놀부의 해외진출 성공사례를 소개하면서 “해외진출시 철저한 사전준비와 현지조사가 중요함은 물론 현지화된 한식메뉴, 고급화, 조리사 파견, 오피니언 리더 대상 한식홍보가 해외진출의 중요 성공요인이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한식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메뉴나 상품보다는 ‘놀부’라는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한식세계화, 우리식탁에 달렸다”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인 한식의 우수성을 외국에 알려 농수산물수출증대에 기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선 우리나라 국민들이 비만으로 병들어 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서 ‘국내에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건강식단으로 권고해야 한다. 음식의 단순한 재료, 맛, 형태와 어우러져서 우리의 전통 문화와 예절, 풍습 등 ‘한식의 고유한 식습관’이 고스란히 담겨야 세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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