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국 외국인 한국어말하기대회

“두 살 때 엄마는 저를 위해 맛있는 밥을 지으셨는데, 저는 그릇을 아무 데나 마구 던지곤 했습니다. 세 살 때 엄마는 그림을 가르치기 위해서 연필을 줬는데, 저는 벽에 다 그려버렸습니다. 열 살 때 엄마는 저를 안아주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는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방문을 잠가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엄마는 저를 항상 사랑하십니다. 엄마는 천사입니다.”

15일 오후 경희대 크라운관에서 열린 제12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대회에 참가한 우즈베키스탄의 블라디 슬라브 이 씨는 ‘천사 어머니’라는 발표에서 7년 전에 갑자기 쓰러져 입원한 어머니가 자신을 키우면서 적었던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해 읽은 후 어머니의 사랑을 깨달았다는 내용을 또박또박 한국어로 발표해 감동을 줬다.

체코에서 온 스무트나 이바나(여) 씨는 ‘어머니가 거품처럼 조용하게/창문 앞에 울면서 서 있습니다/왜 우십니까? 무엇 때문에 그렇게 후회하는지 말해 보세요/그래서 말을 하기로 했다/나무의 꽃이 다 핀 후에 그때 말할 것이다’라고 시인 야로스라브 사이페르트의 ‘어머니’라는 시를 낭송하면서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했다.

4년 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두 아이를 낳은 결혼이민자인 팜티퀸화 씨는 “힘들고 지칠 때마다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은 먼 베트남에 계신 친정어머니가 아니라 전라북도 군산에 계시는 시어머님“이라며 “세상에서 한국 어머니나 베트남 어머니나 다름없는 것 같다. 당신의 존재 그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요리사 복장을 하고 발표를 한 중국의 당박진 씨는 ‘어머님께 배운 효의 요리법’이란 제목의 발표에서 “효는 어떤 맛입니까. 그냥 두 글자 ‘엄마’입니다. 우리는 다 어머니의 깊은 사랑으로 자라서 이 ‘엄마’의 느낌이 도대체 어떤 맛인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효의 요리법은 당신이 사랑하는 마음을 깨끗이 씻은 후에 수분(목적.계획.보답을 바라는 것을 비유)을 완전히 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는 총 27개국 1106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참가신청을 했으며, 예선을 거쳐 최종 선발된 본선 진출자 20명은 이날 ‘어머니’와 ‘한국을 즐기는 나만의 방법’을 주제로 한국어 실력을 겨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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