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석 농촌지도자광주광역시연합회 회장

가정의례는 집에서 행하는 의례로써 관례, 혼례, 상례, 제례를 이르는 말이다. 관례가 19세기 중엽부터 쇠퇴하기 시작하여 일제시대에는 아주 없어졌다가 근래에 ‘내것 도로찾기 운동’을 통하여 부분적이나마 부활되어 오고 있는 것은 경하할 일이다.
그런데 관혼상제 때 인사말을 전한다는 것이 알고보면 예의에 어긋나고, 얼토당토 않은 인사말을 전하게 돼 알게 모르게 부끄러운 상황이 다반사다. 적절한 인사법을 소개한다.
관례인사법-예전에는 15세부터 20세사이에 관례를 올렸다. 관례란 쉽게 말해 어른이 되는 표시로 관을 쓰는 의식이다.

관례를 치르고 나면 제일먼저 사당에 인사를 드리고 그다음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린다. 집안 어른들도 절받기에 앞서 좌정하는 격식이 있다.
즉 부모는 북쪽에서 남쪽을 향해 앉고 관을 쓴 아들은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부모에게 절을 한다. 이때에 부모는 일어서서 절을 받는다.

부모는 자식의 절을 격식없이 받아도 좋으나 관례 치르고 드리는 절은 일어서서 받는다.
그밖의 집안어른은 남자는 동쪽에서 서향하여 앉고 여자는 서쪽에서 동향하여 앉는다.

서열대로 절을 하되 절받는 어른은 일어서서 받고 앉아야 한다. 그다음 마을어른과 아버지친구를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려야 한다.한분씩 인사를 드리되 이때는 이웃어른이나 아버지 친구되는 분도 깍듯하게 답례를 하여야 한다.
혼례인사법 -혼은 장가들 ‘婚’이고, 인은 여자가 시집갈 ‘姻’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신부집에 축하금을 내면서 겉봉에 ‘축결혼’이라고 하였다면 “당신 따님이 장가드는 것을 축하합니다”가 될 것이니 망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컨대, 신랑, 신부측에 동일하게 ‘合勤禮(합근례)을 祝賀(축하)합니다’라고 하거나, ‘祝華燭之典(축화촉지전)’, ‘祝華燭盛典(축화촉성전)’, ‘二姓之合百福之源(이성지합백복지원)’이라고 쓰는 것이 좋다. ‘祝結婚(축결혼)’은 신랑측에만 해야 한다.

상례인사법-어른상사의 경우 초상집에 가면 먼저 ‘궤연’에 두 번 절하고 상주에게 한번 절한다. 그리고 맏상주에게 나즉한 음성으로 인사를 하되 말이 많으면 못쓴다.

“상사(喪事)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患候(환후)계시다기에 쾌유하시기만을 빌었습니다만은….”, “積德(적덕)하셨으니 永福(영복)을 누리실겁니다.”, “우리 모두의 등불을 잃은 것 같습니다.”, “初終凡節(초종범절) 안녕히 모시기를 빌겠습니다.” 등 인사말을 전하는 것이 무난하다. 이밖에 “天崩之痛(천붕지통)을 애도합니다.”(조부 및 부 경우), “地崩之痛(지붕지통)을 애도합니다.”(조모 및 모 경우), “哀悼慘慽(애도참척)입니다.”(자녀의 경우), “失明之痛(실명지통)을 애도합니다.”(처의 경우) 등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쓰면 좋겠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