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발전을 가로막는 원천적 암초가 3불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세칭 서울의 일류대학들은 아예 3불정책을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유경쟁 체제에서 교육부의 3불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도의 금지)은 우수인재의 발탁을 가로막고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저해한다는 것이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과 서울대장기발전위원회, 그리고 일부 언론들의 주장이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고, 경쟁이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됨은 사실이다. 그러나 또 사회는 경쟁에 뒤쳐져 낙오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켜줄 책임이 있음도 알아야 한다.

한 명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릴 능력이 있음은 그 천재로 인한 사회전반의 발전을 꾀한다는 의미지, 그 천재만이 호의호식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나마 공교육을 겨우 지탱시키고 있는 제도 자체를 부인하면서 자기 입맛에 맞는 떡을 내놓으라고 함은 나 혼자만 살겠다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발로다.

폴리스라인이나 금줄 따위들이 실질적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선뜻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게 사람의 심리다. 이미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사립대학들이 특목고 등에 가산점을 줘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음을 세상이 다 안다. 3불정책으로 인해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사립대들이 손해를 본 것이 없다. 이 제도하에서도 우수한 인재들이 이들 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에 변화가 있은 적이 전혀 없지 않은가. 내놓고 돈을 받지 못하니까 기여입학금제를 들먹이는 자세는 돈을 받고 대학졸업장을 내주려는 철면피적 발상이다.

진정한 대학의 자율성과 경쟁력은 학문연구에 대한 권력의 부당한 간섭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임을 그들은 알고는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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