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임무는 농어민 소득 향상 뒷받침하는 것”


한국농어촌공사 홍문표 사장이 지난 9월 12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홍 사장은 취임 후 줄곧 ‘자립형 공사’를 내세우며 공기업 경영선진화 계획을 추진했다. 그동안 공사 예산규모 3조원 시대를 열었고, 공기업으로선 처음으로 고통분담을 통한 구조조정 추진, 농업SOC 기술 수출 등 성과도 주목할만하다.
현재는 현장밀착경영을 위해 2개월이 넘도록 현장을 누비고 있다. 지난 15일 윤요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이 본지 발행인 자격으로 홍 사장을 만나 취임 1년 성과와 향후 경영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에서 진행된 대담을 정리했다.


최근 공사에 대한 평가가 과거보다 대단히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무엇 때문이라고 보는가?

우선 정부가 평가하는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자랑이라면 자랑이다. 그동안 ‘자립형 공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영선진화를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뼈를 깍는 구조조정이 필요했는데, 이를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마무리해 내외부적으로 큰 잡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경영선진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전직원의 78%가 찬성했다.

이를 위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저부터 급여의 50%를 내놨고, 임원과 간부는 30%, 일반직원은 5%를 반납해 퇴직자 위로금을 마련해 지급하기도 했다. 또 노동조합이 공사의 경영과 인사에 개입하지 않기로 단체협약도 체결했다. 공기업 노사관계 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다른 공기업에게 자극제가 됐을 것이다.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자립형 공사’를 표방했는데.
사실 공사가 고질적인 적자경영 상태에 있다. 그래서 공격적인 경영마인드를 갖고 자립경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정부 정책사업을 선도하는 한편 충분한 예산확보에 나섰다. 또 자체사업을 개발해 확대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제도도 마련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 나름대로 ‘자립형 공사’로 가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고 본다.

예산규모가 3조원을 넘었다고 들었다. 어디에 쓰이는가?
2005년부터 2조8천억원 수준에서 머물러 있었는데 올해들어 3조4천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 새로 새만금산업단지 개발권을 따냈고,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일환인 ‘금수강촌’ 사업도 주도하게 된 결과다. 여기에 도비도 농어촌종합관광단지 개발, 저수지 준설 사업비 600억원을 확보하는 등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선도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예산도 예산이지만 국가적인 역점사업과 새로 추진하는 수익사업을 잘 해내는 것이 우선 과제다.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아시는 바와 같이 물막이 공사는 끝났다. 현재 방조제 둑 안쪽에 도로를 만들고 있고, 관광객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각종 편의시설과 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새만금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매립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42% 정도 진행됐고 2014년쯤이면 완료될 것이다.

산업용지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처럼 독특한 형태로 개발, 조성할 계획이며, 농업용지에는 자연순환형 유기농업 단지 등 친환경 고품질 농산업기반을 구축하고, 수출농업전진 기지 육성, 농업테마파크 등 농촌생태 관광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방조제를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논란이 많다. 공사는 ‘금수강촌’ 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어떤 일을 하게 되나?
4대강 살리기의 본래 목적이 물부족 대처, 홍수조절능력 증대, 수질개선과 생태복원 이다. 이를 위해 공사는 전국 저수지 96곳의 둑을 높여 저수율을 높이고 있고,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과 하천제방, 양·배수장 등 농업기반시설을 이설하거나 보강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진행하면서 4대강 인접지역에 지역의 어메니티와 전통을 살려 관광 명소를 개발하는 ‘금수강촌’ 만들기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들 지역의 자연경관이 수려한 30곳의 저수지 주변에 숙박·휴양시설, 승마공원, 농산물 직거래장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사는 태양광·수력·풍력 발전소를 구축, 전력을 생산해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농어촌자원을 이용하는 만큼 농어촌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본다.
공사는 저수지 3,319곳, 취입보 4,129곳, 방조제 156곳 등 다양한 유휴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태양광 발전소 6곳, 소수력 발전소 57곳, 풍력 발전소 20곳 등 전력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으로, 2016년 이후에 94만mwh의 전력이 생산될 것으로 본다. 매년 4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얻어지는 수익은 당연히 농어촌에 재투자하거나 유지관리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다.

공사의 간척사업 노하우, 농업생산기반 조성기술 등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런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데?
인도네시아, 베트남, 앙골라, 인니 등 개발도상국에 각종 농업SOC를 수출하고 있다. 우리의 자본과 기술을 해외의 토지와 인력을 결합한 해외농장과 물류 및 식량기지 건설 등 해외농업 투자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 곡물유통단지 조성사업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최근 현장밀착경영을 내세우며 2개월 넘게 사업현장을 방문하고 계신데.
민원발생 개연성이 높거나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사업현장을 방문해 국회의원, 지자체장, 관련 기관과의 논의를 통해 원활한 사업추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각급 공사현장의 재해예방 실태를 점검해 농어민과 지역주민의 피해 최소화와 재해발생시 신속한 복구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지속가능한 일류 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작업인 셈이다.

최근 인사비리, 뇌물수수 등 문제로 공사 이미지를 크게 떨어졌다. 이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좋겠다.
- 그래서 최근에 인사쇄신안을 내놨다. 공기업 최초로 개방형 승진심사제와 희망보직제, 전보심사제, 전보예고제 등을 도입했는데, 부정한 청탁이나 인사관련 비리가 드러나면 1직급을 강등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다. 이와 함께 상시퇴출제, 승진자격 제한제도 도입하는 등 인사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이다.

인구고령화, 생산성 저하, 경쟁력 약화 등 해결해야 할 농어촌 문제가 많다. 이 때문에 “1차 산업 위주인 기존 농업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고 했는데, 장기적으로 우리의 농어촌은 어떻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농어촌에 소득이 창출되어 ‘떠나는 농어촌’이 아닌 ‘돌아오는 농어촌’이 돼야 한다. 공사는 이를 위해 저수지 수변개발, 농어업인의 안정적인 노후 보장을 위한 ‘농지연금’제도 도입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어촌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어업인과 공사, 정부 그리고 농어업 유관기관과 단체가 지혜와 슬기를 모아 세계화, 개방화에 대처해나간다면 경쟁력있는 농어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취임 1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향후 공사경영 계획은?
자립형공사, 농어촌에 희망을 주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1등 공기업을 목표로 경영선진화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다. 우선 2011년까지 15%정도 인력을 감축하는 등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조직과 인력을 개편할 것이다. 특히 정부정책 의존형 경영구조를 탈피하고, 고객의 기대를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립형공사로의 체질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기존 정책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신규 정책사업 개발, 자체 투자사업 확대 등 경영선진화 방안을 추진하겠다.

평소 농정철학이 있다면?
농어촌은 국민의 먹을거리 생산기반이며, 농어민은 그 주역이다. 농어민의 소득이 향상되고 권익이 증대될 때 농어업 경쟁력 향상이 가능해진다. 그러려면 법과 제도 또한 뒷받침 돼야 한다. 국회의원 시절에 ▲농업면세유 보전기간 5년 연장 ▲1조원 규모의 축산발전기금 존치 ▲쌀소득보전법 ▲FTA특별법 등 15개 법안 제정에 노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 4월에 제정된 ‘농업생산기반시설 및 주변지역활용에 관한 특별법’도 농어촌 소득증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앞으로 공사는 밭에서 3모작이 가능하도록 정비하고, 사료작물도 재배할 수 있는 미래형 복합생산기반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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