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성공한 주방장 장은(김정은)은 한국으로 돌아와 어머니(이보희)가 운영하던 전통음식점 춘양각을 헐고, 새로운 음식점을 열려 한다.    장은의 집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성찬(진구)은 춘양각을 지키기 위해 친누나 같은 장은을 설득하려 찾아가나 장은의 뜻은 이미 확고하다. 장은은 성찬에게 춘양각을 지키고 싶다면 김치 경연대회에서 자신을 꺾으라고 제안하고, 이에 성찬은 경연대회 참가를 결심한다.

영화 ‘식객:김치전쟁’은 지난 2007년 약 300만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식객’의 속편이다. 김치전쟁이라는 부제답게 100가지가 넘는 김치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눈을 즐겁게 한다.

스크린에 비친 인삼 김치, 대게 김치 등을 보고 있으면 침을 꿀꺽 삼키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장은과 성찬, 여상(성지루)이 전하는 슬픈 가족사가 더해진다.

영화는 이처럼 음식과 가족이라는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간다. 그런데 바퀴의 크기가 달라 잘 굴러가지 않는다. 영화가 모녀간의, 혹은 모자간의 관계에 집착해 음식과 관련된 부분을 상대적으로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음식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나 주인공들의 음식에 대한 열정 등은 자주 생략한다.

특히 여상과 그의 어머니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군더더기에 가깝다. 눈물을 강요하는 듯한 신파적인 장면은 세련되고 ‘쿨’한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실망감을 줄지도 모르겠다.

김정은은 튀지 않는 무난한 연기를 했다. 상대적으로 아쉬운 건 진구다. 진구는 오랜만에 선한 캐릭터를 선보였는데, ‘마더’(2009.봉준호 감독), ‘비열한 거리’(2006.유하 감독)에서 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드라마로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스크린 나들이는 13년 만인 이보희의 모습은 반갑다.  1월 28일 개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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