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이다. 설날에 꼭 빠질 수 없는 것이 하얀 가래떡으로 만든 떡국과 새로 사 입은 설빔 그리고 세뱃돈이다. 설에 얽힌 재미있는 풍속을 알아보고 그 명칭, 유래, 상차림 법 등에 대해 살펴본다.


■ 설의 명칭과 유래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은 5대 명절(설, 한식, 단오, 한가위, 동지) 중 하나로, 한때는 조상의 차례나 모시는 날쯤으로 격하되고 신정(新正)의 위세에 밀려 구정(舊正)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설은 크게 차례(茶禮)와 세배(歲拜)로 상징된다. 조상에 대한 차례와 어르신께 드리는 세배는 고유 미풍이다. 떡국의 떡가래는 마음대로 늘어나니까 수명도 늘어나라고 떡국을 해 먹었다 하며 ‘떡국 몇 그릇 먹었느냐’로 나이를 세기도 했으니 떡국은 설의 대표음식이기도 하다. 놀이문화로는 연날리기, 제기차기, 널뛰기 등 겨우내 움츠렸던 하체 건강을 위한 것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설날의 풍속에는 반듯이 그 전날인 섣달그믐의 풍속을 알아야 한다. 본시 송년이나 망년이란 말은 없었으며 섣달 그믐날을 수세(守歲 혹은 除夕/제석)라 하여 집안 곳곳에 등촉을 밝히고 한 밤을 꼬박 새웠다. 가는 세월이 아쉬워 밤의 시간을 붙잡고자 안방 건넌방은 물론 화장실이나 우물, 묘소의 작명등에 까지도 불을 밝혔다.

아이들에게는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겁을 주고, 그래도 잠에 취해 자는 아이는 눈썹에 분이나 밀가루를 발라 희어졌다고 놀려주기도 했다.

서양의 경우 크리스마스이브에 양말을 걸어 선물을 받는 풍습이 있듯이 우리 아이들은 그믐에 신발을 안고 자는 민속이 있었다. 이는 야광귀(夜光鬼)라는 호기심 강한 귀신이 아이들 신발을 밤사이 신어보고 맞는 신발의 주인에게 병을 준다는 전설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머니들은 문 앞에 채나 얼게미를 걸어놓아 아이들을 안심시켰다. 호기심 많은 야광귀가 그 채의 구멍을 세다가 날이 밝으면 신을 신어보지 못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설 전날을 까치설이라고 한 것은 까치가 길조(吉鳥)로 반가운 소식을 가져온다고 붙여진 이름이며, 설과 새해에 좋은 일이 많기를 바라는 기대와 믿음에서 였다. 그 외에도 설날에 징과 북을 치고 때로는 폭죽을 터트리며 경쾌하게 온 마을을 순회하던 농악대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이는 새해에 액을 주는 잡귀를 쫓아내고 풍년과 행운을 축원하는 행사이기도 했다.
 
■ 설 차례상 차림(진설법)

제주가 차례상(신위를 모시는 쪽)을 바라보아 앞쪽이 북, 오른 쪽을 동, 왼쪽을 서로 한다. 지역이나 집안의 전통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보통 차례상은 5줄로 진설하는데, 제주 앞쪽에서부터 과일, 반찬, 탕, 적과 전, 술잔과(앞에서 보아 왼쪽에) 명절음식을 놓는다.

▲ 5번줄(과일과 과자류) : 과일을 놓는 줄로 ‘조율이시’라 하여 동쪽(왼쪽)부터 대추, 밤, 배(사과), 감(곶감)의 순서로 차리거나, ‘홍동백서’라 하여 붉은색 과일은 동쪽, 흰색 과일은 서쪽에(대추는 동쪽에, 밤은 서쪽에) 차린다. 그 외의 과일은 순서가 없으나 나무과일, 넝쿨 과일 순으로 놓는다. 과일 줄의 끝(맨 오른쪽)이나 가운데에는 한과 등 과자류를 놓는다.

▲ 4번줄(포와 나물류) : 반찬을 놓는 줄로 ‘좌포우혜’라 하여 왼쪽 끝에는 포(북어, 대구, 오징어포)를 쓰며, 오른쪽 끝에는 식혜류(수정과)를 놓는다. 그 중간에 삼색 나물을 놓는데 푸른색은 시금치·쑥갓, 갈색은 고사리·고비나물, 흰색은 무·숙주·도라지 나물 등이 적당하며, 간장과 침채(동치미) 등은 그 다음에 올린다.

▲ 3번줄(탕류) : 탕을 놓는 줄로 보통 육탕(육류), 소탕(두부와 채소류), 어탕(어패류)의 순으로 올리며 요즘에는 한 가지탕으로 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 2번줄(적과 전류) : 적과 전을 놓는 줄로 육적(고기류 적), 어적(생선류의 적), 소적(두부, 채소류 적)의 순서로 올린다. ‘어동육서’의 원칙에 따라 생선은 오른쪽, 고기는 왼쪽에 놓는다. 생선은 머리가 오른쪽으로 배가 신위쪽으로 향하게 놓는다. 적은 생선이나 고기를 대꼬챙이에 꿰어 양념하여 구은 음식이며, 전은 밀가루를 묻혀서 지진 음식(부침개)를 말한다.

▲ 1번줄(밥과 국) : 술잔과 명절음식을 놓는 줄로 앞에서 볼 때 명절 음식은 오른쪽에 술잔은 왼쪽에 올린다. 시접(수저를 놓는 빈 대접)은 단위제(한분을 모신)인 경우에는 앞에서 볼 때 왼쪽에 위치에 놓고, 양위 합제(두분을 모신)의 경우에는 중간 부분에 놓는다. 축문, 향로, 향합은 차례상 앞에 따로 마련한 향상위에 놓으며, 그 밑에 모사그릇 퇴주그릇, 제주(술) 등을 놓는다.

■ 먹다 남은 설음식 처리법

해마다 설 연휴가 끝난 뒤 남는 것은 늘어난 몸무게와 음식들이다. 주부들은 명절 때마다 남은 음식을 어떻게 처리할까 걱정이 태산이다. 집에서 설 상차림을 하지 않더라도 시댁이나 친정에서 싸주는 음식을 매몰차게 두고 올 수도 없는 일.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 일단 음식이 남았다면 살찌지 않는 방법으로 맛있게 음식을 처리해 보자.

▲ 남은 전류 ‘담백한 전골’이 최고
▲ 고기류 ‘샐러드’나 ‘장조림’으로
▲ 떡류 ‘볶기’나 ‘꼬치’ 등 다양한 조리법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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