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답 없는 메아리처럼 답답한 일이 없을 것이다. 한미FTA로 인한 산지 소 값 하락세가 지속돼 축산 농가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건만, 한우 판매가는 변함없이 금값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유통비용이라는 괴물 때문이다. 도대체 경제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이 현상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변명하고 있는 브랜드관리비용을 넉넉히 잡아두더라도 이해가 가지 않는 문제다. 이미 1등급 이상의 쇠고기는 대부분 이미 브랜드화 돼있어 동일 브랜드에서 50% 이상의 가격차가 있는 현상에 대해 어떤 이유로도 소비자를 납득시킬 수는 없다.

한우 유통구조에 대한 개선방안은 지금까지 수많은 제안과 건의가 있었음에도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영원한 숙제처럼 남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방법을 써야만 이 오래되고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첫째, 현재 90평 이상 대형음식점만 원산지표시가 의무인 까닭에 전국 50만 곳에 달하는 음식점 중 겨우 3000여 곳만 한우와 수입산을 구분하는 원산지표시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물론 이 제도의 성패는 수입산을 한우로 속이는 경우의 처벌 규정의 강화 여부에 달려있다.

둘째, 아직 도입 초기단계인 쇠고기 이력추적제의 전면적 확대 실시다. 수입산에 대응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금액은 품질로서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유통업체들에 의해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가격이 정상화 되고, 탁월한 품질로 경쟁한다면 한우시장에도 희망이 있다. 지자체별로 한우의 브랜드화와 고급화가 추진되고, 정부방침이 한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한미FTA라는 거센 풍랑을 이겨나갈 자생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고 해묵은 유통구조개선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