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지향 농식품산업 육성’ 최대 과제

WTO(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무역기구) 출범과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 진전에 따라 우리나라 농산물시장도 전면 개방됐다. 우리 농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식품산업을 발전시킴으로써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했다. 국내 식품제조산업이 전년대비 10.6% 성장한 가운데, 2009년 세계 식품시장은 2천143조원 규모를 기록했다. 식품제조 산업은 2008년 기준 36조6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우리나라는 18위이며 시장규모는 세계시장의 1.7% 수준이다. 세계 100대 식품기업 중 국내 기업은 CJ만으로 44위(74억 달러)를 점유하고 있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사)한국농업정책학회는 지난 7월16일 고려대학교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G20회의와 식품산업의 세계화’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농수산물 무역수지 적자 62.8억 달러
이무화 한국식품연구원 원장은 “2008년 세계식품시장 교역 규모는 3천943억 달러로 연평 3.1% 성장추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유럽 2.0조 달러, 아시아 1.0조 달러, 미국 0.7조 달러 등으로 4.4조 달러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2007년 기준 가공식품 수출은 26.7억 달러, 수입은 93.2억 달러로 무역수지적자가 66.5억 달러에 이르고 특히 농수산물 수출 5.9억 달러에 수입 68.7억 달러로 62.8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수출은 정체된 반면 수입이 계속 증가해 무역수지 적자가 급증했다”는 그는 세계식품시장을 겨냥한 식품수출과 한식세계화의 적극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 지향형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이 원장은 “소비자의 안전성, 맛, 영양, 편리성,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고 역설했다. 지속적으로 변하는 소비자의 환경과 필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목표시장별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전국을 식품 허브화해야”
김흥국 하림그룹 회장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6.2%, 농림축산물 무역적자는 201.8억 달러, 농림어업 부가가치 비중은 총부가가치의 2.6%, 생산자 지원액은 총생산액 비중의 52%, 경영주 60세 이상 농가 비율 65% 등이다”면서 “국민식량을 보장하지 못하는 농업, 정부지원에 익숙한 의존적 농업이어서 시장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소농적 사고, 노동집약적 사고, 비자본가적 사고에서 기업가적 사고, 설비집약적 사고, 자본가적 사고로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김 회장은 농식품산업의 글로벌화, R&D와 교육시스템의 혁신, 경영구조와 제도개선 등 3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식품원자재를 해외에서 도입, 국내 기술로 가공해 수출하고 해외 농업자원 개발로 국내 생산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동북아시아 식품허브(가공 및 물류기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그는 “곡물, 과일, 육류 등의 식품전용 부두 직접배후에 식품가공 물류기지를 조성해 자유로운 수출입을 보장함은 물론 국가식품클러스터를 거점으로 전국을 식품 허브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농수산식품산업 관련 연구기관과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 통합, 이론과 기술, 현장이 연계된 R&D와 교육의 통합시스템 구축, 전국에 지역별로 특화된 농수산식품 R&D와 실용실험 실습장 운영, 농수산식품 분야의 국가 및 해외단위 컨설팅 수행 등으로 동북아 최고의 R&D 및 실용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요 식량을 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으로 식량 개념을 재정립하고 농지의 15%를 축산물 생산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치수출 1억 달러 달성할 것”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이사(세계김치협회 회장)는 “김치시장 규모는 2006년 2조877억원, 2007년 2조1천2억원, 2008년 2조2천806억원, 2009년 2조2천523억원이다”면서 “2006년 7천32만8천 달러, 2007년 7천30만9천 달러, 2008년 8천529만5천 달러, 2009년 8천938만6천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고 2010년에는 1억 달러 수출목표를 달성할 것이다”고 밝혔다.

무역협회의 2009년 김치 수출현황에 따르면 일본 7천762만2천 달러, 미국 226만9천 달러, 대만 195만1천 달러, 홍콩 138만 달러, 94만6천 달러, 중국 71만1천 달러, 필리핀 54만7천 달러, 싱가폴 54만2천 달러, 캐나다 50만4천 달러, 영국 26만1천 달러, 기타 265만3천 달러를 나타냈다. 여기서 전체수출 물량의 86.8%를 일본시장이 차지했다. 일본 전체 김치시장내 우리나라 김치 점유율은 9.4%를 나타내고 있다.

김치 해외 현지 공장 세워야
김 대표이사는 김치 세계화 전략 필수요소로 원료 수급 및 가격의 안정화, 위생적 제조공정 및 생산성 향상, 제품의 품질개선, 제품의 다양화 및 기능화를 꼽았다. 김치제조 전문업체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김치 제조기술의 자동화율 증대에 노력하며 김치 포장재 및 포장용기를 다양화·소형화 할 뿐만 아니라 무역장벽 돌파를 위한 해외 현지공장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전통 김치의 과학적 우수성 입증 및 웰빙 식품성을 지속 연구하고 국가 주도 김치행사의 마케팅 효율성 및 집중화를 우선 검토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와 해외에 김치문화센터 설립·운영과 함께 해외 프랜차이즈 연계와 패스트 푸드 공동 메뉴 마케팅을 강조했다. 

 고급화,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
김범호 SPC 전무는 “SPC그룹은 2015년 매출 5조 달성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면서 2020년에는 세계 제과제빵업계 1위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4개 국가에 진출해 영업법인 6개, 무역법인 4개, 지주회사 2개 등 12개 해외법인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2004~2006년 개척기에 파리 바게뜨와 샤니 진출, 2007~2010년에는 상해 무역법인을 설립해 던킨도넛 사업권을 획득했고 2011년 PB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산하며 신규 브랜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2010년 기 진출국 내실화에 주력, 2013년 동남아·화교권 진출, 2015년 미주·유럽 확대 등 글로벌 중장기 비전을 역설했다. 해외법인 성공전략으로 고급화, 다품종 소량생산, 맞춤 프로모션, 철저한 상권분석, 문화욕구 충족을 제시했다.

신선농산물 수출, 장애요인 많아
강인호 농협무역 부장은 “신선농산물 수출에는 생산조건 통제 애로로 고품질 우수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에 문제가 있다”면서 “파프리카의 경우 품질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품질·공급의 안정성, 생산원가 통제, 안전성 관리, 수확후 관리 문제, 수출 가능 국가제한, 검역 문제 등이 수출시장 개척·수출시장 다변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2009년 파프리카, 고추, 딸기 메론 등의 4대 수출 채소의 판매실적은 연간 2만3천톤(8천만 달러)으로 일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같은 해 배, 사과, 감귤, 단감 등의 4대 수출과일의 판매실적은 연간 5만톤(8천700만 달러)으로 수출국가는 다변화됐으나 1~2개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배, 미국 수출 호조세
 미국의 배수입량은 연간 8만2.1천톤인데, 동양품종배는 한국과 중국이 주로 공급하며 칠레는 1월부터 공급하고 있다.

동양배는 일본산, 한국산이 고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칠레산이 뒤를 잇고 있다. 국내산 배 수출물량 중 대부분이 교민사회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고 교민시장 위주의 급속한 수출물량 확대로 덤핑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으나 현지인들의 한국 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시장개척 전망은 밝다고 밝혔다.

현지인 시장 개척을 위한 적정 규격 상품의 원활한 조달을 위한 수출체제 재편을 위해 나주배, 안성과수, 평택과수, 천안원협, 아산원협, 외서농협, 울산배 등 전국 7개 배수출 농협연합이 출범한 후 2010년 중형과 계약재배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G20 식품시장 규모, 약 3조 달러
삼성경제연구소 김화년 박사는 “2009년 기준 G20 식품시장 규모는 약 3조 달러이고 식품시장 규모는 미국이 8천120억 달러로 1위, 한국은 460억 달러로 캐나다와 유사하며 17위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농업과 식품 생산액은 중국이 5천544억5천400만 달러로 1위를 기록했고 G20 대부분 제조업 중 식품산업 생산비중이 10%를 상회하고 있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남아공 등이 전체 제조업에서 식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이고 미국, 독일을 제외하고 제조업 중 식품산업 생산 비중이 10% 상회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는 한국의 식품산업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는 그는 “세계 주요국의 방문객에게 한식을 소개하고 한국 식품산업의 현 위치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하며 강점의 극대화와 약점의 개선으로 식품산업의 세계화에 일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G20국가, 식품수출국
안병일 고려대학교 교수는 “2008년 기준으로 전세계 식품수출액의 90%는 G20국가가 차지하고 있으며 수입액의 약 48%를 G20국가가 점유하고 있다”면서 G20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식품수입액보다 수출액이 더 크고 양자의 차이는 커지는 추세이다고 밝혔다.

 “G20국가에서 식품수출액이 큰 것은 가공식품의 수출액이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는 그는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를 따라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산업의 성장에는 해외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식품개발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안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장집중도가 적은 품목을 중심으로 가공식품 수출확대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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