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동이’ 여성농업인들 아쉬움 속 12일 종방

이병훈 PD의 사극 ‘동이’가 대부분 방송 회차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기대에는 다소 못미치는 성적을 거둔 채 마지막회를 방송했다.

‘동이’는 3월22일 11.6%의 시청률로 출발한 뒤 이 PD 특유의 가마솥 시청률 상승 효과를 보이더니 50부작 중 절반을 넘어서던 6월에는 시청률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청률 호조로 예정보다 10부 늘어나 총 60부작으로 연장방송되기도 했으나 8월 한때는 시청률이 20%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SBS의 경쟁작 ‘자이언트’에 밀리기도 했으며 최근 다시 이 드라마와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동이’의 성적은 드라마의 극심한 시청률 불황을 겪고 있는 MBC에서 단연 돋보이는 선전이지만 64.4%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허준’(2000년), 최고 시청률 57.8%의 ‘대장금’(2004년), 35.4%까지 올라갔던 ‘이산’(2008년) 등 이 PD의 전작들과 비교하면 아쉬운 결과다.

‘동이’는 그동안 수차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극화됐던 숙종과 장희빈, 인현왕후의 이야기를 영조의 어머니이던 숙빈 최씨(동이)를 등장시켜 새롭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전까지 이 시대의 이야기에서 숙종은 절대 군주의 전형이었고 장희빈이 악녀, 인현왕후는 선한 피해자의 모습으로만 그려졌지만 ‘동이’의 제작진은 당시의 이야기에 현대적인 상상력을 더해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카리스마를 갖춘 임금 숙종에게는 장난스러운 모습을 집어넣었다. 이전까지 사극의 왕은 권좌에서 호령하던 모습이 전형이었지만 ‘동이’의 숙종은 나약함을 드러내기도 하는 인간적인 왕의 모습을 보여줬다.

훗날 임금의 어머니가 되는 동이 역시 제작진이 처음 드라마 속의 캐릭터로 등장시킨 인물이다. 긍정적이고 명랑한 성격의 동이가 인간적인 숙종과 로맨스를 쌓아가는 장면은 극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축이었다.

이처럼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동이’ 속 캐릭터와 근간을 이루는 스토리는 이 PD가 만들었던 전작들의 답습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숙종과 동이의 로맨스는 시대와 이름만 바뀌었을 뿐 ‘대장금’ 속 민 종사관과 장금 사이의 연애담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있었고 주변 인물들의 역할 역시 이전 드라마들의 재탕이라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 PD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감초 캐릭터는 이희도와 이광수가 연기한 장악원 직장과 악동에서 재현됐으며 김소이나 정유미 등이 연기한 상궁과 궁녀들은 ‘대장금’이나 ‘이산’에서 여주인공을 돕던 궁궐 동료들의 역할과 차이가 없었다.

또 이 PD는 전작에서는 없던 새로운 이야기로 천민들의 비밀 조직인 검계의 이야기를 등장시켰으나 검계가 이야기의 중심에 설 때는 동이의 성공담이나 동이와 숙종의 로맨스가 등장할 때보다 낮은 시청률을 거두며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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