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파주 두루뫼박물관
대표=김애영
웹주소=www.durumea.org
주소=파주시 법원읍 법원리 139-5
연락처=031-958-6101~2


듣기만 해도 기분 좋은 계절. 높고 짓푸른 하늘, 그리고 그 아래 대지를 가득 메운 들녘은 황금빛 물결로 넘실거린다.
고향 어머니 품처럼 넉넉하고 포근하다.
파주 법원4리를 찾아가면 가을이 건네주는 정취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테마 파크가 있다.
농경문화 테마공간으로 단장된 ‘두루뫼박물관’이 그곳이다.
이 가을, 한폭의 동양화를 옮겨 놓은 듯 멋드러진 공간 두루뫼에서 목청 높여 가을연가를 불러 봄도 삶의 또 다른 기쁨이 될 듯 싶다.

생태계가 살아 있는 파주 법원, 십리 계곡의 산림욕장 중심부에 자리를 잡은 두루뫼는 현대화 물결에 밀려 저 먼발치 한켠으로 밀려나 있는 우리 조상의 손때 묻은 생활용품들을 전시해 놓은 민속생활사 전문 박물관이다.
사라져가는 우리 농경문화를 안타깝게 여긴 강위수·김애영 부부의 30년 각별한 애정으로 태어난 농경문화 공간이다.

박물관은 전래 생활용구를 중심으로 민속문화를 재현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장독대를 비롯 옹달샘, 헛간, 방앗간, 신당, 원두막, 터주가리, 서낭당, 옹기점, 장승과 솟대 등이 주변 곳곳에 복원돼 있어 옛 우리의 농경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다소 도심과 떨어져 있어 외져 보이지만 지난해 알음알음 찾아온 관람객만도 1만2천여명에 달한다. 주로 유치원생이 대다수를 차지하면서 초·중고생은 물론 일반인까지 계층이 다양하다.
그리고 이들 부부와 각별한 인연의 국내 문화예술인들도 즐겨찾는 나들이 장소가 되고 있다.

박물관을 들어서면 우선, 20여평의 ‘도자전시실’을 만난다.
원삼국시대의 토기로부터 조선시대 백자에 이르기까지 300여점의 도자가 모아져 있다. 30여년 이상 전국 각처를 순회하며 한점 한점 모은 귀한 것들이다. 이중에는 오늘날 일명 똥장군이라 불리는 다양한 크기의 장군이 눈에 띈다.

장군은 물이나 술, 차 등 액체를 담은 그릇임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장군이 언제부턴가 농경지에 거름을 옮기는 도구로 변하면서 지금은 똥장군으로 변질돼 버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곳을 지나면 주로 고향을 연상케 하는 시와 그림 그리고 사진을 모아논 ‘시·화전시실’, 조상 대대로 전해온 우리 탈과 외국 탈을 한곳에 모아논 ‘탈 전시실’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제기나 직조농구들이 농가월령가의 외벽 그림으로 둘러싸인 ‘근세 생활사’ 공간, 구식 카메라와 영상기 그리고 남편 강위수씨의 손때가 묻은 영화 대본 등이 ‘아날로그 시대’란 이름의 공간을 채우고 있다.

너와집으로 지어진 신당과 상여 등을 둘러보고 난 후 만나게 되는 농기구 전시실은 그 옛날 조상들의 지혜와 농경 문화를 엿볼 수 있게 하는 공간으로 손색 없다.

실내 전시공간은 야외에 조성돼 있는 장승과 다양한 종류의 솟대, 장독대, 국화 단지와 어울려 우리 것에 대한 향수와 마음의 평안을 불러온다.

박물관의 또 다른 매력은 아이들을 위한 농사 체험 과정이다.
우선 벼농사 갈무리 민속체험이 돋보인다.
먼저 모심기에서 수확까지의 재배과정이 담긴 사진과 쌀 농사 관련 농경 전시물 관람 및 현장 교육으로 체험 분위기를 달군다.

그리고 벼 갈무리 실습장에서 홀태를 이용, 직접 타작에 참여하는 벼 훑기 실습과정이 진행된다.
홅이, 홀태, 재래식 탈곡기를 이용해 벼를 털어내는 조상들의 가을 걷이 농경 문화를 재현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아이들이 최고로 재미있어 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선조들의 농사 지혜를 배우고 더불어 우리 쌀과 친숙해지며 그 중요성을 일깨우도록 하는 두루뫼 부부의 의지가 담긴 체험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털어낸 벼를 매통에 넣고 돌려 벼의 껍질을 까는 도정작업 일환의 ‘매통돌리기’, 껍질과 알곡을 분리하는 ‘키질하기’, 우리에게 익숙한 ‘새끼꼬기’ 등 체험 코너가 줄줄이 진행된다.

지난 3년전, 지금의 법원 4리에 새롭게 둥지를 튼 두루뫼는 매년 새롭고 뜻 있는 행사로 방문객들의 시선을 모아오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농악놀이와 다듬이질, 윷놀이, 널뛰기, 모닥불에 감자구워먹기, 주먹밥 만들어 먹기 등의 민속놀이와 지게, 맷돌, 절구, 도리깨, 그네, 매통, 풍구 등 옛시대의 농구를 사용해 탈곡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농경체험도 수시 개최하고 있다.

또 문화계 인사가 참여하는 우리고유의 전통 발효식품 동호회로 ‘두루뫼 장마을’을 결성, 전래 방법으로 장 담그기와 장 뜨기 등의 민속행사를 마련해 오고 있으며 무속과 연관되는 신당, 솟대, 서낭당 등에서 무속 퍼포먼스를 재현하는가 하면 그 옛날 동네 마당에 이불 호청 걸어 놓고 영화를 보던 당시의 추억어린 현장도 재연한다.


“국문학도 출신인 저희 부부는 우리 것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고 사라져 가는 옛 것들을 한데 모아 여러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이같은 공간을 꾸미게 됐다”고 김애영씨는 말했다.

졸업후 농협에서 남편을 만났고 또 결혼 당시 소원했던 꿈을 지금에야 이루게 됐다고 겸연쩍게 말하는 김 관장, 하나 둘 채우고 꾸미다 보니 그럴듯한 문화 공간으로 성장한 박물관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는다.
두루뫼(周山)는 강위수씨가 태어난 마을 이름을 본딴 것으로 강씨는 경기도 장단군 장단면 동장리 주산동(周山洞), 속칭 두루뫼로 불리는 마을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다.

그러나 남북 분단의 현장 휴전선 군사분계선 북측 완충지대에 위치한 두루뫼는 반세기에 걸쳐 누구도 접근을 불허하는 지뢰밭의 금단 구역으로 남아 있고, 이제는 마을이 존재했던 흔적 조차 찾을 수 없는 잡초밭으로 변해 버렸다.

두루뫼박물관은 그의 고향 두루뫼에서 남쪽으로 50여리 남짓한 지척의 거리다. 그의 소설과 영화, 사진작품에서 소재가 됐던 분단의 아픔과 고향 사랑의 예술혼은 이제 두루뫼박물관에서 또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 승화돼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시외버스 서부터미널(서울 불광동)에서 31번 300번 버스 이용→법원 파주시립도서관 앞 하차→두루뫼박물관, 의정부↔금촌 32번 버스 이용→법원 파주시립도서관 앞 하차→두루뫼박물관.
자가용=구파발을 통해 1번 국도(통일로)로 진입→봉일천 사거리에서 1번 국도 따라 우회전(문산 방향, 1번 국도)→주라위 삼거리(파주역)에서 법원읍 방향으로 우회전→법원읍 사거리에서 우회전→법원시립 도서관→두루뫼박물관


주변 가볼만한 곳
자운서원(www.pajuro.net 031-940-8499(파주 향교)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 산5-1)
영집궁시박물관(www.arrow.or.kr 031-944-6800 파주시 탄현면 법흥2리)
임진각(www.dmzpaju.com 031-953-4744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 1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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