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데서 하늘을 가득 인
햇살을 머금은 이슬 속에
삽 한 자루 어깨에 둘러메시고
뚜벅뚜벅
이곳 저곳
손길 주시던
내 아버지의 모습 비치울 때
난
무거운 눈꺼풀
산들바람에 가벼웁게
아침을 열고
음~메 아기염소
엄마염소 부를 때면
홀쭉해진 배꾸리 두둑해주려
무성한 풀밭 속에 말뚝을 메었었지
유유히 흐르는 세월 속에서
어느덧 내 천사들은
널찍한 매트리스 위에
쏟아지는 햇살들과
한가로운 속삭임으로 아침을 여네
생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커간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신
내 아버지의 뜻을 좇아
햇살 먹고 자라는 아들들에게
내 발자국 소리 들려주기 위해
난 오늘도
산들바람에 아침을 연다
여성농업인
fmaster@nongup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