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태원준 (지은이) | 북로그컴퍼니
여행에도 종류가 있지만 가슴 깊이 부러운, 독특하기로 소문난 여행. 바로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의 기가 막힌 세계여행이다.
엄마의 환갑잔치를 위해 모아둔 돈을 가만 들여다보던 아들은 차라리 이 돈으로 엄마와 세계여행을 하는 게 낫겠어, 라며 일을 저질렀다. 하던 일도 그만두고 엄마가 운영하던 작은 가게에 쳐들어가 ‘세계를 무대로 신나게 한 판 놀고 오자!’고 말해버린 것! 그런데 당황했을 법도 한 이 엄마, 며칠 고민하는가 싶더니 덥석 아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여행 내내 엄마에게 재롱잔치라도 부리는 듯한 아들의 조금은 철이 없는, 하지만 훈훈한 속내가 가득해 읽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엄마미소를 짓게 만든다.

지극히 적게
도미니크 로로 (지은이) | 이주영 (옮긴이) | 북폴리오
<심플하게 산다>의 저자 도미니크 로로가 들려주는 적게 소유하면서도 충만하게 삶을 즐기는 법. 인간관계, 시간, 지식처럼 비물질적인 것부터, 옷, 화장품, 가전제품까지 우리가 소유하는 모든 것을 테마로, 가볍게 소유하고 현명하게 쓰는 지혜를 들려준다. 동양 선 사상에 근거하여 무소유의 철학과 절제미를 강조하면서도, 프랑스 출신 저자답게 삶과 여유를 즐기는 노하우도 놓치지 않는다.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잘 어울리는 것, 내적으로도 충만해지는 것만 소비하고 주변의 물건을 센스 있게 재활용하는 법을 비롯해, 중요도와 우선순위에 맞추어 주변 환경과 마음을 정리하는 법 등 현실적인 조언을 담았다. 각각의 글마다 예술가, 학자 등 다양한 인물의 격언이 함께 제시되어 생각의 여운을 남긴다.

팽이
최진영 (지은이) | 창비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최진영의 첫번째 소설집. 전작 장편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박력있는 서사가 여실히 응집되어 있는 가운데, 폭력과 착취가 상존하고 욕망과 불확실성이 넘실거리는 이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약자들에게 정면으로 시선을 던진다. 소설집에 수록된 10편의 작품들은 각각 서로 다른 이야기와 분위기를 지니고 있지만 대체로 강렬한 필치로 이 시대의 현실문제들에 직핍한다.

최진영 소설의 인물들은 서민, 비정규직, 여성, 실업청년, 십대 등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형상화된다. 작가는 이들 인물이 처한 결핍과 고통의 세계를 직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묘사하는 한편 절묘한 여백을 더해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위치에서 저들의 현실을 사유하게 만든다.
 ‘팽이’는 소박한 이야기로도 독자들을 깊이 매료시키는 작가의 힘을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오빠와 단둘이 살아가는 소녀 재이의 성장담을 통해 한 개인이 끝내 세계 속으로 걸어들어가게 되는 과정을 애틋하게 그려내면서 감동적인 여운을 선사한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