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의 오리농장에 이어 경북 상주의 산란계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병한 것은 2018년 3월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농식품부는 가금농장 발생 및 야생조류 검출 상황을 감안할 때 전국 전역에 바이러스 오염 위험이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철저한 방역조치가 시행되지 않을 경우, 전국에서 3천700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등 1조원대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던 2016년 겨울의 AI 사태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AI는 겨울 철새 이동을 통해 국내에 유입된 바이러스가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게 전파되고, 감염된 가금류의 분변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경로를 밟는다. 일단 철새 이동 경로가 되는 저수지 등에 대한 예방 방역과 감염이 확인된 농장을 중심으로 더이상의 확산을 막는 차단방역이 중요한 이유다.

고병원성 AI 확진 이후 농식품부는 위기 경보 단계를‘심각’으로 상향 조정하고, 전국 지자체에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는 등 최고 수준의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의 철저한 방역조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가금류 사육 농가 스스로 내 농장을 지키려는 의지와 행동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연초부터 몰아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 농촌과 농업은 이미 심각한 피해를 당했고, 그 피해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도 1년 넘은 지금까지 계속 번지고 있다. 한마디로 사면초가(四面楚歌), 기운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동안 피땀흘려 일궈온 삶의 기반들이 무너지는걸 지켜보고 있을수는 없다. 정부 당국의 철저한 방역대책 시행과 함께 농업인의 적극적인 방역 참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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