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우리 농업인들에게 돌아보기 싫을 정도로 힘든 한해였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봄부터 들이닥친 냉해와 장마, 태풍 등 자연재해까지 더해져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시련과 고통을 겪었다.

농업인들에게 자연재해는‘하늘의 일’로 거부할 수 없는 숙명과 같다. 반면 피해를 미리 대비하고 피해가 생겼을 때 적절한 보상과 재발 방지대책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자 직분을 맡은 ‘사람의 일’이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공직자들이 농업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본분에 충실했다면 진즉에 해결됐을 일들이 새해에도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겨졌다.

각종 자연재해에도 농사를 이어갈수 있도록 농작물 재해보험을 개선하라는 농업인의 요구에 대해 정부가 몇몇 대책을 발표했지만, 재정건정성 확보를 위해 농민에게 부담을 전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가 책임을 높여 재해보험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농작물 재해보험 개선이 새해에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여름, 댐 관리 부실로 발생한 수해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조사위원회가 연말인 12월28일에야 겨우 구성됐다. 일단 위원회에 주민대표가 참가하는 형식은 갖췄지만 피해 농민들의 주장이 제대로 반영될지는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공익형직불제’는 예산 확대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체 선택적직불 사업 확대라는 과제가 올해 덧붙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지원대책에 농업피해가 번번히 소외되는 일이 올해도 되풀이돼서는 안된다. 당장 외국인 노동자의 출입국 제한에 따른 농촌노동력 부족 사태는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기 전에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 전통적으로 흰 소는 상서로운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여긴다. 흰 소의 해, 신축년(辛丑年)에는 농업계의 수많은 과제들이 흰 소의 기운을 받아 반드시 해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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