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식량으로 지목된 곤충. 곤충은 많은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며 농업인들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곤충이 과학적인 입증을 통해 국내에서 식용곤충으로 등록되면서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몸값이 이라고 많은 농가들이 곤충사육과 가공업에 뛰어들었다. 그렇지만 소비자의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부족과 정책적 지원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곤충사육 농업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가치 지닌 ‘홍잠’  


우리나라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치매환자 수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10% 정도인 75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2024년경에는 100만명을 돌파하고 2060년에는 32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매관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치매관리비용은 2018년 현재 15조7천억원이며 2020년엔 17조9천억원, 2030년엔 32조3천억원, 2040년엔 56조8천억원, 2050년엔 87조2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고령화로 뇌의 신경연접이 줄어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발병한다. 기억력이나 사회성은 낮아지고 공격성은 커지며, 수명도 줄게 된다. 현재까지 효과적인 예방법이나 치료 방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치매증상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은 ‘홍잠(弘蠶)’이다. ‘홍잠’은 누에가 완전히 자라 고치를 짓기 직전의 ‘익은 누에’를 수증기로 쪄서 동결건조한 ‘익힌 숙잠’이다. 백질과 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등 다양한 기능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농진청은 일송생명과학연구소(고영호 교수 연구진)와 함께 지난 2015년~2019년까지 5년간 연구를 지속한 끝에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보유한 시험쥐(마우스) 및 초파리에 홍잠을 지속적으로 투여해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들은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쥐에 홍잠을 50주 동안 먹인 뒤 베타-아밀로이드의 뇌 축적량을 확인했다. 홍잠을 먹지 않은 쥐의 뇌에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축적됐으나 홍잠을 먹은 쥐는 정상 쥐와 마찬가지로 전혀 축적되지 않았다.
행동학적 특성을 보면 홍잠 미섭취 쥐는 새로운 이웃이나 물건에 관심이 적고 새로운 길을 잘 찾지 못했다. 공격적으로 변해 싸움이 심하며 불편한 조건에서 자세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등 치매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났다.


반면 홍잠을 먹은 쥐는 새로운 이웃이나 물건에 호기심이 왕성하고 새로운 길을 잘 찾는 등 공간기억력이 높았다. 다른 쥐와 다툼 없이 원만하게 지내며, 자세 조절 능력이 우수해 치매 관련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치매 예방용 건강기능식품 연구 추진


연구진은 또 알츠하이머 치매 유전자를 가진 초파리로 작용 기전을 알아보기 위한 시험도 진행했다. 홍잠을 섭취한 경우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크게 증가해 ATP(모든 살아있는 세포의 에너지 저장소 분자 아데노신 삼인산) 생성량이 40% 늘었고 뇌의 신경연접은 50% 내외로 늘었으며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도 15% 내외로 증가했다.


홍잠을 꾸준히 섭취하면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증가해 ATP 생성량이 늘고 신경세포가 보호된다. 이로 인해 신경연접이 증가하고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지 않아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가장 효과가 좋은 홍잠 생산용 누에 품종을 선정하기 위해 누에 품종별로 비교한 결과 백옥잠(흰색고치를 짓는 누에품종 중 한 품종)과 골든실크(노란색 고치를 짓는 누에품종 중 한 품종)로 만든 홍잠이 신경연접 개선 효과가 좋았다. 단기기억력 개선, 신경세포보호 등은 골든실크로 만든 홍잠이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와 올해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쳤다. 현재 홍잠을 이용한 치매 예방용 건강기능식품 연구를 추진 중이다.

 

갈색거저리 암환자 영양 개선 탁월

농진청은 갈색거저리로 만든 식용곤충 '고소애'를 장기간 복용하면 수술받은 암 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과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고소애는 지난 2016년 3월 일반 식품 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쓰이는 식용곤충이다. 영양성분은 단백질 53%, 지방 31%, 탄수화물 9%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 함량이 높다.

농진청은 강남세브란스병원 박준성 교수팀과 고소애를 활용한 병원 식사, 영양 상태, 면역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수술 후 3주 동안 고소애 분말을 먹은 환자와 기존 환자식을 먹은 환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고소애식(食)을 먹은 환자는 기존 환자식을 먹은 환자보다 평균 열량 1.4배, 단백질량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량은 3.7%, 제지방량은 4.8%가 각각 증가했다. 환자의 영양 상태 지표도 더 좋았다.


췌담도암과 간암 환자 109명을 수술 직후부터 퇴원 후까지 2개월간 면역과 체질량 지수 등을 측정했더니, 고소애를 먹은 환자군은 건강한 세포막의 상태를 나타내는 '위상각' 변화량이 2.4% 높았다.
면역세포 가운데 '자연살해세포'와 '세포독성 T 세포' 활성도 역시 고소애를 먹은 환자군에서 각각 16.9%·7.5% 늘어났다.


농진청은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 고소애 분말을 하루에 30g 정도(10g씩 3회) 먹으면 약 16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동결건조한 갈색거저리를 분쇄하는 방법으로 분말 형태의 환자식 제품을 개발했다.

 

홍잠, 갈색거저리 후속 연구 지속 
농진청은 고령화로 인한 국가적인 문제 해결과 농업발전을 위해 지금까지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홍잠을 이용한 치매예방용 건강기능성식품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연구예산확보 등 제반 여건이 마련되면 치매 치료용 천연물신약화를 위한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알츠하이머 치매는 물론 파킨슨병 등 다양한 뇌 관련 질환의 예방효과와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기억력 증강효과 등의 연구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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