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량 평년의 80% 수준 그쳐
경남·전남 습해·생리장해 등 발생
정부, 일조량 부족 농업재해로 인정
피해규모 따라 재해복구비 지원키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 군위군의 배 생산단지를 방문해 올해 생육 관리 상황 및 개화기 저온 피해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송 장관은“올해도 개화기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냉해예방약제 적기 살포, 재해예방시설 조기 설치 완료 등 예방을 위해 생육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농식품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 군위군의 배 생산단지를 방문해 올해 생육 관리 상황 및 개화기 저온 피해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송 장관은“올해도 개화기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냉해예방약제 적기 살포, 재해예방시설 조기 설치 완료 등 예방을 위해 생육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농식품부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탓에 경남,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습해와 착과 불량 같은 생리장해가 발생하는 등 농작물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농업인들은 재해대책과 지원책을 호소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업기상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강수량은 평년에 견줘 70% 이상이 늘었고 일조시간은 평년의 8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현상이 2월 한 달간 집중되면서 생육부진 등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3월 10일까지 평균기온은 3.0℃로 평년(1991년∼2020년 30년 평균) 1.2℃에 견줘 1.8℃나 높았다 같은 기간 강수량은 155.1㎜로 평년(87.9㎜)보다 76.5%(67.2㎜) 많았고, 일조시간은 336.7시간으로 평년 406.7시간에 견줘 무려 70.0시간이 적었다.

지난 2월 한 달간의 기상여건은 더 심각하다. 2월 평균기온은 평년 1.7℃보다 2.8℃ 높은 4.5℃에 달했고, 강수량도 평년 37.5㎜의 3배에 이르는 111.4㎜였다. 일조시간은 2월 합계 평년 174.1시간, 최근 10년 평균 183.7시간에 견줘 턱없이 적은 105.4시간이었다.

지난 2월까지 두 달간 강우 일수가 23일(같은 기간 10년 평균 13.7일)에 달한 경남의 경우 사료작물, 양파, 마늘 같은 노지작물의 습해와 고추, 오이, 수박, 멜론, 파프리카 등 시설채소 생리장해가 많이 발생했다.

경남도청에 따르면 사료작물 1674헥타르, 보리·밀 같은 맥류 659헥타르, 양파 201헥타르, 마늘 140헥타르 등 노지작물의 습해 발생면적이 2674헥타르에 달했다. 습해는 식물이 빛을 받지 못해 엽록소를 형성하지 못하는 황화, 과다 결주, 시듦, 노균병, 고사 피해 등을 말한다.                   

경남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담당은 “마늘과 양파는 두둑이 있어 습해 비율이 비교적 적은데 사료작물이나 밀, 보리는 대부분 기계 산파인 데다 배수 골이 없어 습해 발생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일조량 부족은 수박, 딸기, 고추 등 시설채소의 생육 부진과 상품성 저하로 나타났다. 피해 양상은 수정·착과 불량, 생장·비대 불량, 병해충 증가, 품질 저하 등이며 온실 내 벌 같은 방화 곤충의 활동 저하도 피해요인으로 꼽힌다.

경남도 시설작물 피해면적은 고추 1011헥타르, 오이 582헥타르, 딸기 332헥타르, 토마토 277헥타르, 수박 223헥타르, 가지 157헥타르, 파프리카 92헥타르, 멜론 59헥타르 등 모두 2791헥타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상 상품감소율은 수박(33%) 상추(22%) 멜론(21%)이 크고 파프리카, 고추, 딸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수박은 함안과 창원산이 전국 겨울 수박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에 견줘 40% 이상 줄어들 것이 예상되면서 현지 수박 농가의 피해는 물론 시장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나주, 담양, 강진 등 전남지역도 컸다. 시설작물의 경우 딸기 681헥타르, 멜론 56헥타르 파프리카 30헥타르, 장미 22헥타르, 수국 6헥타르 등 피해면적이 795헥타르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 양상은 경남과 다르지 않았다.

전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일조량 감소로 인한 농작물 재해를 인정해줄 것을 2월 중순에 농식품부에 건의하고 농촌진흥청의 현장기술 지원을 받았다”라며 이후 객관적 농작물 피해 인과관계 자료요청에 따라 추가자료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지역을 대상으로 현장조사한 결과,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일조량 부족을 농업재해로 인정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피해규모에 따라 농가에 재해복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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