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야, 숲이야, 하고 부르다가 ‘수피아’가 된 거예요. 짧은 이름이지만 저희의 소망과 의지가 담겨있답니다. 또 수피아는 숲의 요정이라는 뜻도 있어요.”경기도 화성시 수피아농원 백종숙 대표는 남편 홍선기씨와 10여년전 귀농, 숲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특히 수피아농원은 화성시에서 유일하게 교육인증과 에듀팜 인증을 받은 곳으로 아이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숲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부부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한다.“숲체험은 남편의 오랜 꿈이었어요. 그리고
가을이 성큼 다가섰습니다. 고추밭의 새빨간 고추가 제격이고, 한껏 몸을 불려 뚱뚱한 점박이 참개구리의 거동이 또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미구에 닥칠 겨울잠을 일찌감치 채비한 모습이 보기 좋다가도 괜히 샘이 납니다. 가을걷이하느라 하루 내내 북새통을 벌이는 아내와 견주어 보면 얄밉기도 하고요. 사실, 아내와 제게 2019년 가을은 각별합니다. 십 오년간 애면글면, 때론 좌충우돌 지어온 농사를 뭉뚱그려 새 판을 짜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펼칠 우리부부 미래 농업의 기반을 닦자고 결의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노후 농사대책을 세우자는
충청남도 천안시 입장면은 예로부터 당도와 육질이 우수한 포도로 유명한 지역이다. 최근에는 샤인머스켓과 같은 새로운 품종을 도입하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다.‘천송이 나무’ 장수농원 김미숙, 민병길씨 부부는 30여년전 귀농 후 이곳에서만 포도와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현재 자옥, 샤인머스켓 등의 포도 재배면적은 6,000평, 사과대추는 1.400평에 이른다.“우리집은 포도가 천송이가 열리는 나무가 있어서 그것으로 유명한데 지금은 포도도 따고 있고, 아이들이 체험을 많이 와요.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rd
아내는 오늘도 여느 때처럼 바쁩니다. 진작 만들어 둔 틀밭에서 쑥 뿌리를 캐내는가했더니 어느새 가지 밭에서 늙은 가지를 한 아름 안고 나옵니다. 저는 저대로 일 한답시고 부지런을 떠는데 아내가 야멸치게 한마디 합니다. “아, 올해도 배추가 늦었잖아.” 그렇습니다. 일에 치이고 부대끼다 보면 이 지경입니다. 이래가지고 오늘 배추 심는 거 끝내겠냐는 지청구를 들어가며 저는 배추모종을 가지러 부리나케 갑니다.아내와 마주앉아 배추를 심을 때면 아내는 서둘고 저는 천하태평이라 아내와 엇갈리기 일쑤입니다. 저는 그게 싫어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의 농촌융복합산업인(人)으로 경상남도 함양군 ‘천령식품’의 ‘신판수 대표’를 선정했다. 신판수 대표는 비타민C 성분이 많지만 쓴맛이 강한 여주를 특수 가공해 구수한 향의 여주혼합차를 개발했다. 또 즙, 엑기스, 환 등 제품 다양화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동남아 등 해외 수출판로를 개척하며 국산 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에 성공했다. 이와함께 신 대표는 국내최초로 여주작목반을 구성, 여주재배를 시작한 천령식품은 품질관리 및 재배기술 향상을 위해 정기적(연8회
“20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는데 농사는 절대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어려운 만큼 내가 소중한 일을 하고 있구나 싶어요.”경기도 고양시 에버그린농장/팜스어반 오연희 대표는 남편 임병주씨와 함께 지역에서 자타공인 다육식물과 천년초 전문가로 통한다.원래 서울에서 도매업을 하던 부부는 유통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다른일을 찾았고, 우연히 접목선인장에 대해 알게 되면서 고양시에 정착을 했다.그녀는 당시 지인이 고양시에서 접목선인장 농사를 짓고 있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갔다가 접목선인장의 매력에 푹
글 제목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립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더위를 이기는 법은 없습니다. 아내가 호미를 내동댕이치고 뽕나무 그늘 아래로 달아나 헐떡일 정도면 8월 폭염에 대처하는 법은 최대한 비겁하게 재빨리 피하는 것이 상책인 듯싶습니다. 아내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겨 먹으려고 하지 마.” 부부 사이에 언쟁이 벌어질 때만 하는 말이 아닙니다. 농기계의 볼트를 너무 세게 조이거나, 막무가내로 밭일에 힘을 탕진하거나, 사소한 일에 정력을 낭비할 때에도 하는 말입니다. 아내는 과
충청남도 청양군은 구기자와 맥문동 같은 산야초가 유명한 지역이다.최근 토종작물과 산야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를 활용해 새로운 소득원이 만들어 내는 부부가 있다.청양푸드 강미양, 복정한씨 부부는 지난 2014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 후 구기자·맥문동·돼지감자·작두콩 등을 활용한 ‘건강차’를 개발해 출시했다. 또 조만간 산야초 간편식을 개발해 보급 할 계획도 갖고 있다. 특히 26년간 산림조합에 근무한 복 대표는 임업·산야초 전문가인데 ‘청
아내와 제게는 기다림이 있습니다. 해마다 3, 4월이면 덤바우 아랫자락 저수지로 날아드는 청둥오리 한 무리를 기다립니다. 잊은 듯 지내다가 줄지어 헤엄치며 물낯에 금을 긋는 녀석들과 재회할 때면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반가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매양 보는 산과 들의 풀과 나무들의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이 확연히 보입니다. 눈이 밝아지는 것이죠. 살아있는 것들이 해마다 같은 듯 다른 모양으로 어우러지는 풍경이 언제나 새롭습니다.장마가 지고 더위가 덤바우 가슴팍까지 뜨겁게 달구는 시절로 접어들 때면 가려움 같은 제 조바심을 아내가 달랩니다
청국장은 항암, 항노화 작용을 하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이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에는 냄새는 줄이고 몸에 좋은 성분은 강화한 청국장이 등장하고 있다.강원도 태백시 고토일청국장 윤종필 대표는 30년 가까이 청국장을 만들고 있는 여성농업인이다.시할머니와 시어머니에 이어 그녀까지 3대를 내려온 청국장 맛은 늘 고객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순수 국산 콩만을 사용하는데서 나온다.“손 맛, 콩 맛 이런것도 중요하고요. 태백이라는 도시자체가 굉장히 깨끗해요. 깨끗한 지역에서 수확한 콩과 물을 가지
밭작물, 특히 푸성귀를 많이 기르는 탓에 밭을 자주 갈게 됩니다. 요즘처럼 비가 잦으면 흙이 물러 제 때 밭갈이를 할 수 없어 애를 먹습니다. 흙이 좀 고슬고슬해졌다 싶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관리기 끌고 밭갈이에 나서야 합니다. 두둑한 이랑까지 만들고 나서는 아내와 함께 비닐 씌우기를 합니다. 비닐을 적당히 펼쳐놓고 이랑 양옆에 나란히 서서 비닐을 팽팽히 당겨 그 끝을 묻어나갑니다. 농사 초년 시절에는 한 나절을 매달려도 마치지 못했던 일들을 순식간에 뚝딱 해치웁니다. 매년 우리부부가 씌웠던 비닐의 총 연장 길이가 얼마나 될까 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의 A-벤처스로 ‘(주)스트라티오코리아’를 선정했다.A-벤처스 제3호(7월)인 ‘㈜스트라티오코리아 는 소고기 신선도, 과일당도, 우유 내 지방 함유량 등을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농식품 품질측정기(분광기)를 개발해 국내 수요자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트라티오코리아’의 품질 측정기는 측정하고자 하는 농식품에서 방출되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분석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다. 이때 더 넓은 파장을 측정, 다양한 제품들을 분석할 수 있어서 타
“요즘은 농사가 가장 힘든 직업인 것 같아요. 계절별로 과일을 키워내야 하고, 큰 일이 없더라도 매일 밭에 나가 무슨 일이 없는지 둘러보고 정성을 다해서 가꿔야 해요. 도시민들도 흔히 보는 과일이 농업인들의 정성으로 키워진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요.”경기도 화성시 요들팜 김경희 대표는 15년전 귀농해 남편 노성학씨와 블루베리, 미니사과(알프스오토메) 등을 재배하고 있다.요들팜은 블루베리와 미니사과를 재배하면서 체험을 병행하고 있는데 연간 농장을 다녀가는 체험객만 3~4천명에 이른다고 한다.하지만 최근에는 전국적
“도대체, 개미 좀 어떻게 해야 한다니까!” 아내가 참깨 씨를 밭이랑에 넣다가말고 새된 목소리로 외칩니다. 밭을 고르던 괭이를 내던지고 아내 곁으로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까만 개미 한 마리가 하얀 참깨 씨 하나를 입에 물고 유유히 비닐을 가로지르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그런 개미에게 분노하기보다는 득의양양한 표정입니다. 매년 참깨를 심을 때마다 낮은 발아율에 고민이 많았던 아내거든요. 날씨 탓을 하거나 눈 밝은 산새들 소행으로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자책하며 파종방식을 바꾸기도 하는 등 애를 써왔는데, 비로소 원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의 농촌융복합산업인(人)으로 전라북도 고창군 ‘농업회사법인 청맥(주)’의 김재주 대표를 선정했다.농업회사법인 청맥(주)의 김재주 대표는 보리 가공제품 제조를 위한 독창적인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컬러보리, 보리커피, 당죽 등 경쟁력 있는 가공제품을 선보이며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해외 시장까지 개척해 농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성공했다.농업회사법인 청맥은 정선·도정, 혼합·포장시설 등 최신 자동화 설비 시설을 갖추고 식품안전관리(HACCP)·우수농산물관리(
“30년 가까이 농사를 짓는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가 없는 것 같아요. 정말 현상유지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소비시장이 빨리 풀렸으면 좋겠습니다.”충청남도 천안시에서 선인장을 재배하고 있는 이미양 대표는 최근 화훼시장의 불황에 근심이 깊다. 10여년 전만 해도 다육이로 버텼지만 지금은 다육이가 30%, 선인장이 70%의 비율이 될 정도로 선인장에 집중하고 있다.선인장 역시 다년간 키워야 하는 것이 있고, 매년 출하를 할 수 있는 것이 있어 금방 소득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덩치가 크고
마을 곳곳에서 트랙터 소리가 요란합니다. 양파, 마늘 심었던 밭을 가느라 그렇습니다. 쟁기에 갈린 흙의 불그스름한 속살이 물기를 머금어 촉촉합니다. 먼데서 보면 트랙터가 커다란 지우개처럼 보입니다. 수확하고 남은 작물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나면 밭은 말끔한 황토색 캔버스로 바뀝니다. 흙의 속살을 뒤집어 거죽의 굳었던 땅을 곱게 갈아내면서 트랙터의 주인은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회한과 기대가 뒤섞인 심사가 아마도 싸한 흙냄새를 닮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감상적이면 여태 농사를 지었을까.” 아내는 저와
기후가 변화하면서 그라비올라나 애플망고 같은 작물은 이제 소비자들에게도 익숙하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중남미, 남아프리카 등이 원산지인 열대작물은 국내 농가에서도 새로운 소득 작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경기도 시흥시 보경농원 권혜옥, 정철희씨 부부는 10여년전 그라비올라 재배를 시작으로 핑거루트, 자바차, 흑생강 등 다양한 열대작물을 도입해 재배를 하고 있다.최근에는 빵나무를 도입해 재배연구를 하고 있다. 빵나무는 태평양의 여러 섬과 인도, 스리랑카, 브라질, 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생산된다. 다시 말해 열대지방이면 대부분 키울 수 있
-요즘, 초여름에 가장 왕성한 것은 벌레들입니다. 날고 기고, 톡톡 튀는 것들이 우리 부부가 농사짓는 덤바우에 그득합니다. 사람을 성가시게 하고, 물리면 가려움과 통증을 동반하는 벌레들로 인해 애를 먹기도 합니다. 하루는 맨발로 농막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지네에 물려 데굴데굴 구른 적도 있습니다. 아내가 혀를 끌끌 차며 조심성 없는 저를 나무라지만, 그 역시도 벌에 물려 한쪽 눈이 퉁퉁 붓는 게 한 두 번이 아닙니다.어쩌면 이런 벌레들은 산과 들의 식물들과 가장 닮았습니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풀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들의 생존과